포천시 신북면 덕둔리 계곡 인근의 한 공터. 얼마 전까진 이형배·이화성씨 부부와 5남매가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던 삶의 터전이었다. 하지만 지난 7월 27일 포천지역에 내린 약 300mm의 기록적인 폭우는 이씨의 식당과 함께 5남매의 꿈도 휩쓸어 가버렸다.
사회복지사가 되어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것이 꿈이라는 첫째 현주(가명.21)는 대학생이지만 이번 수해로 등록금을 마련할 길이 막막해 사실상 학업을 중단해야만 하는 위기에 처했다.
선생님이 꿈이라는 둘째 현지(가명.16) 역시 이번 수해로 교복과 교과서 등을 모두 잃어버려 곧 다가오는 개학일이 두렵기만 하다.
이씨의 식당은 주택과 상가가 함께 있는 병용주택이었기에 더욱 피해가 컸다. 하지만 이씨 가족을 더욱 절망하게 하는 것은 이씨의 식당이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되어 있어 보상금을 전혀 지급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씨는 “집을 잃은 사람들은 집만 잃었지만 우리는 집도 잃고 생계수단까지 모든 것을 잃은 것이 아니냐”며 “근린생활시설이라는 이유로 아무것도 보상해줄 수 없다고 하니 이제 다시 재기하고 싶어도 재기할 여력도 없다. 남은 것은 식당을 마련하기 위해 끌어다 쓴 융자금과 그 이자 뿐”이라고 하소연 했다.
현재 이 씨의 가족은 인근 방갈로에서 잠을 자고 동네 주민들이 가져다주는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겨우 삶을 이어가고 있는 처참한 실정이다. 게다가 10살, 8살, 7살 어린 자녀들은 덥고 습한 방갈로 시설에서 오랫동안 지내다 보니 온갖 잔병에 시달리고 있다.
한편 이 씨의 5남매는 모두 입양아다. 이씨 부부는 5남매의 입양을 준비하며 몇몇 아이들은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아이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는 입양을 주저 하지 않았다. 특히 둘째 현지는 뇌근종으로 그동안 50번 넘는 수술을 받았고 앞으로도 수술 일정이 남아 있지만 당장 치료비를 마련할 방법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그나마 현지를 치료하며 인연을 맺은 현대 아산병원 홍진표 교수와 김상윤 교수가 전해온 성금은 이씨 가족에게 무척이나 큰 도움이 됐다.
이씨는 “평소 아이들을 정성껏 치료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금전적인 도움까지 주시니 너무나 감사했다”며 지면상으로 꼭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씨는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수재민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정치인들도 수해현장을 자주 찾아오지만 곧 모두가 우릴 잊을까 두렵다”며 “부디 아이들이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