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6일 가족들과 백운계곡(포천시 이동면)을 찾은 A씨는 매우 황당하고 불쾌한 경험을 했다.
계곡으로 내려가 가족들과 물놀이를 하려고 하자 인근 방갈로 대여업소 주인이 나타나 방갈로를 이용하지 않으려면 계곡 이용료로 2만원을 지불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A씨는 “계곡이 사유지도 아닌데 왜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느냐”며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백운계곡의 방갈로 이용료는 최소 5만원에서 최대 10만원에 달했다.
현행법상 자릿세를 요구하는 것은 분명한 불법이다. 게다가 현재 백운계곡 내에 있는 모든 방갈로 시설 또한 시에서 허가를 내준 적이 없는 불법시설물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곳 상인들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자릿세를 요구하고 있었다. 백운계곡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러한 불법 상행위로 관광객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았으나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백운계곡의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백운계곡에선 현재 대부분의 생필품들이 시중가보다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100%가 넘는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백운계곡에서는 부당한 자릿세 요구와 바가지 상술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에 대해 포천시 관계자는 “상인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데 불법이라고 무작정 경찰력을 투입해 방갈로를 모두 철거할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니냐”며 “자릿세를 받는 것은 분명한 불법이지만 경찰에 신고해서 해결할 일이지 시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바가지 상술과 관련해서도 “가격책정은 상인들의 자율적인 권한이므로 시에서 관여할 수 없다”며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했다.
하지만 양주시는 지난 8월 12일 관광지 합동 점검반을 편성하고 물가동향 감시 및 점검에 나서 포천시와 대조를 이뤘다. 양주시 관계자는 “비록 가격책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는 없지만 상인들의 가격 담합여부를 조사하고 자릿세 등 부당요금 부과를 방지해 관광객들의 피해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을 것”라고 밝혔다.
한편 상인 연합 단체인 백운계곡 관광지부 관계자는 “상인들은 매일 같이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쓰레기를 치우고 청소를 하며 백운계곡이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방갈로도 임대하지 않으면서) 계곡을 이용하고 쓰레기만 버리고 가는 피서객들을 제지할 권한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백운계곡 이용객 K씨는 “상인들의 입장도 이해는 되지만 이러한 얌체 상술이 계속되면 포천시의 이미지도 실추될 뿐만 아니라 백운계곡을 찾는 관광객 수도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상인들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자정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