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말 내린 폭우로 포천은 8월 8일 현재 723억원의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경기도내 31개 시.군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았으며, 이같은 피해액은 사상 초유의 수해 기록이기도 하다.
실종자 한 명이 뒤늦게 강화도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번 폭우로 8명이 사망했으며,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가옥이 떠내려가거나 침수돼 345가구 81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37가구 98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도로, 교량, 하천, 상하수도, 교통시설, 산사태 등 공공시설 440개소가 유실되거나 파손됐다.
사유시설의 피해도 적지 않았다. 전파(4), 반파(2), 침수(168) 등 주택 174개소가 피해를 입었고, 공장 54개소, 농경지 159ha, 농업시설 32동이 훼손되거나 침수됐으며, 양계 19만 마리 등 가축도 대거 희생됐다. 공원묘지 2곳에서는 37구의 시신이 유실돼 수습작업이 늦어지고 있어 유족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그동안 큰 수해를 경험하지 못했던 포천시민들에게 이번 기록적 폭우로 인한 사상 최고의 재난은 고통스럽고 감당하기 어려운 참극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포천의 민.관.군이 너나 할 것 없이 수해현장으로 달려가 복구작업에 힘을 쏟으며 수재민들이 재기와 용기를 조금씩 되찾아 가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포천시 공무원 900여 명이 휴일과 주말을 반납하고 피해현장에서 응급복구에 나섰고, 5군단과 6군단은 장비와 예하부대 인력을 총동원해 수마가 할퀴고 간 현장에서 수재민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다. 각 읍면동 기관.단체 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도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흙더미를 치우고, 가재도구를 닦고, 빨래와 청소까지 도맡으며 수재민들의 재활을 도왔다.
한전과 농협중앙회 등 주요 기관들도 자원봉사에 앞장섰다. 정.관계 인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이재오 특임장관 등은 작업복 차림으로 잇달아 포천을 찾아 복구대열에 동참했다. 이러한 복구지원 열기로 포천은 조금씩 회복되어가고 있고, 실의와 좌절에 빠져 있는 수재민들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포천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포천시는 경기도 특별교부세와 시 재난관리기금, 예비비까지 48억원을 수해복구 예산으로 긴급 편성해 복구작업에 투입하기로 했지만 총 수해복구 예산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피해액이 700억원을 훌쩍 넘는 것을 감안하면 복구비는 이를 훨씬 상회할 전망이다.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됨에 따라 포천시는 재정 부담이 완화되고 조속한 복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공공시설의 수해복구비를 최대 90%까지 지원받을 수 있어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다. 주민생활 안정을 위한 특별교부금도 지원받을 수 있고, 수재민들은 국세 및 지방세 감면 또는 징수유예,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보험료 일부 경감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재난특별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이 많지만 수재의연금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피해지역에 신속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예산부서의 예산조치 등의 절차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행정적인 지원절차가 복잡해 피해지역 주민들이 두 번의 상처를 받아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포천을 비롯한 전국의 수해실태와 복구 대응을 보면서 아쉬운 점은 매번 사전 예방보다 사후 복구에 치중한 정책방향의 문제이다. 근본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100년만의 폭우’ 운운하며 불가항력을 내세우는 자들이 있지만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 내년에 또 이런 폭우가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지자체의 재난관리시스템을 개선하고, 땜질식이 아닌 항구적인 복구대책 마련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