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출신 역사학자 김제방씨가 한국의 역사를 완간했다. 지난 2009년 10월 1일 『한국근현대사』(문학공원)를 출간한 것을 시작으로 2010년 7월 26일 『한국중고대사』, 2011년 7월 15일『한국민주화역사』에 이어 지난 7월 25일 『조선왕조사』를 출간, 대한민국 역사를 완간하는 쾌거를 이뤄 화제다.
김씨가 완간한 4권의 페이지 수를 합하면 무려 2,448페이지에 달한다. 이는 고려 후기 고승 일연이 충렬왕 7년(1281)에 편찬한 『삼국유사』(5권 목판본)에 견줄만한 업적으로 평가된다. 『삼국사기』는 고려 인종 23년(1145)경 김부식이 신라, 고구려, 백제 3국의 정치적인 흥망과 변천을 중심으로 편찬한 역사서이지만 인종의 명에 따라 김부식의 주도하에 11명이 참여해 편찬되었으므로 정부 차원의 역사서다. 따라서 이번 ‘김제방 역사서시리즈’의 완간은 개인으로서, 더구나 역사를 전공하거나 역사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닌 직업인으로서 이뤄낸 성과이기에 그만큼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1935년 포천시 이동면 연곡4리에서 출생해 서울 덕수상고와 건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저자 김제방씨는 고려대 경제대학원을 수료하고 미국 일리노이대학교를 수학한 후 현재 공인회계사로 일하고 있다. 그런 이력의 그가 어떻게 이렇게 방대한 역사를 저술할 수 있었을까? 그는 공인회계사 이전에 어려서부터 역사를 좋아하는 역사학도였다. 그랬기에 그동안 그는 『왕건의 나라』, 『장하다 홍국영』, 『흥선대원군과 명성왕후』, 『고종황제의 최후』 , 『이승만과 김구의 대화』, 『박통의 그늘』, 『세종대왕의 실수』, 『불타는 창덕궁』 등 수많은 역사서사시집을 출간해올 수 있었다. 그러다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완간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안고 지난 20여 년 동안 불철주야로 작업해온 역사시리즈를 완간할 수 있었던 것.
↑↑ 김제방 역사서 시리즈
ⓒ (주)포천신문사
그는 “우리가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과거의 모습을 통해 현재의 삶을 다듬고 미래를 설계하자는 것”이라면서 “끈끈한 맥을 이어 내려오는 조상들의 슬기와 사상, 어려웠던 경험을 통해 늘 새로움을 준비해야 한다. 이번에 완간한 역사서시리즈에서 한국사와 세계사를 알기 쉽게 사건을 시간대별로 나열함으로써 지루함을 없애고자 했다. 시공(時空)의 간격을 좁히고자 역사현장에 가서 하나씩 골라 담는 심정으로 기획했다.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고 하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한다”고 완간 소감을 피력했다.
그렇다면 저자의 눈에 우리 역사는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
“중국의 왕조는 전후한(前後漢)을 합쳐서 410년이 가장 긴 왕조였으며 그 다음이 남북송(南北宋)을 합해 321년, 청나라 297년, 명나라 294년, 당나라 290년의 순으로 결국 중국에는 500년 왕조가 하나도 없었는데 우리나라는 고구려 704년, 백제 742년, 신라 978년, 통일신라 992, 고려 474, 조선 518년 등 장수국가를 건설하였다. 따라서 변화무쌍한 중국대륙에 대처하기 위해서 우리의 삶은 순탄할 수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했다. 역동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 있었던 것 같다. 흔히 우리 민족을 한(恨)이 많은 민족이라고 한다. 우리의 현대사는 이와 같이 응집된 한을 발전 동력으로 키운 것이 성공의 요체가 아닌가 여겨진다.”
김순진 문학평론가는 “저자 김제방 선생은 정사(正史)적인 시각에서 편중된 의견을 최소화하면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술하려고 노력하였고, 야사(野史)적인 시각에서 흥미를 유발하였으며, 통사(通史)적인 시각에서 우리의 역사를 꿰뚫어 공감각적 시각으로 우리의 정통성을 찾고 긍지를 심어주려 애쓴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 조선왕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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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출간된 『조선왕조사』를 비롯한 ‘김제방 역사시리즈’(총 4권)에는 특징이 있다. 모든 역사의 전개를 세계사와 병행해 기술함으로써 시대별로 세계역사와 우리 역사의 상관관계, 그리고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한국민주화역사』편에서는 모호한 표현을 배제하고 우익.친여 성향의 개인 시각을 분명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요즘 역사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몇 년간 한국사를 가르치지 않았던 학교에서는 다시 한국사를 필수교양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과거를 숨김이나 왜곡 없이 드러내고, 과오는 인정해 온고지신의 발판으로 삼으며 장점은 널리 장려해 정통성 있는 나라 세우기만이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세계 속의 1류 국가를 건설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국에서 몇 년 전부터 해오고 있는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광개토대왕비와 고구려, 부여의 역사를 자기네 나라라 우기고, 일본의 극우 국회의원이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 주장하며 울릉도를 방문하려 했다가 입국이 취소됐던 상황에서 저자처럼 투철한 애국심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