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대학은 충·효·인·경의 한국 전통사상에 뿌리를 둔 인성교육과 재학생의 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잠재력 개발교육에 중점을 두어 21세기가 요구하는 전인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경복대학은 높은 파도와 험준한 절벽에 도전하는 ‘바다 매’처럼, 그리고 힘차게 비상하는 용맹스런 ‘씨 호크’처럼 당당하게 노력하여 희망찬 미래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명문사학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경복대 전재욱 설립자와 전지용 총장은 대학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21세기가 요구하는 전인적 인재양성과 명문사학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경복대는 지난 4월 교육과학부의 종합감사 결과 교비 수백억원을 부당 지출하고 학사행정관리도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복대는 감사대상 사립대 중 세 번째 규모인 316억원의 교비를 부당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학기에 강의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과제평가만으로 학점을 줬고, 계절학기 수강료 수입 일부를 아무 관련이 없는 교직원들에게 특별수당으로 지급했다. 수시합격자 처리도 공정성을 상실해 예비후보자 2명이 탈락한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1992년 설립된 경복대학은 포천캠퍼스에 보건·복지, 남양주캠퍼스에 디자인·예술분야의 특성화를 이루고 있은 지역의 유일한 전문대학으로서 이번 교과부 감사결과 드러난 결과는 충격이며 우리 지역사회에 실망을 안겨주기에도 충분하다.
그동안 학교 밖에서 비춰지는 경복대학은 나름대로 도약하는 전문대학의 이미지가 강했다. 올해초 신학기에 정·관계 저명인사 11명을 초빙교수로 위촉한 바 있고, 전국 최초로 학생 전원에게 스마트폰 모바일 시스템으로 강의도 하고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스마트폰 강의’를 도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2천여 개 기관과 관·산·학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현장밀착형 교육을 실현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공인인력 양성기관으로서 ‘Be a Specialist 경복대학’이란 기치를 내걸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교비를 부당하게 지출하고 불공정하며 부실한 학사행정을 일삼았다면 표리부동이자 기만이 아닐 수 없다.
경복대의 이러한 문제는 반값 등록금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드러났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반값 등록금과 덩달아 대학개혁이 시급한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정부도 비리사학이나 부실한 대학부터 정리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학생들은 등록금 문제는 궁극적으로 사학비리의 개혁이나 구조조정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반값 등록금에 대한 정부지원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선행되지 않으면 자칫 세금 낭비만 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를 위해 당장 학교 내 등록금 심의위원회에 학생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도록 하고 학교 재단 운영과 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부실사학 정리 등을 통해 과포화 상태인 사립대의 수를 조정하고 국립대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자고 촉구하고 있다.
사학은 결코 개인의 소유물이 아닌데도 우리의 사학은 대부분 설립자와 그 후손에 의해 사실상 개인 소유물로 다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족벌경영이 곧 불투명경영으로 이어지는 후진성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학이 정확한 근거를 밝히지 않으면서 등록금 인상을 강행하고 있는데, 재단은 등록금으로 건물을 짓거나 땅을 사거나 은행에 적립해 이자놀이를 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등록금 개혁은 사학 개혁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포천 경복대학이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