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훈 작가는 지난 1957년 포천시 동교리에서 태어나 성년이 될 때까지 산골마을에서 자연과 벗하며 살았다. 군에서 제대 후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틈틈이 글을 써오던 중 어느 봄날, 배나무 과원에 놀러갔다가 배나무 아래 무리지어 핀 흰냉이꽃에 넋을 빼앗겼다고 한다.
그 후로 십년 넘게 야생화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꽃들의 전언을 편지로 써왔다. 3년 전부터 고향 포천으로 돌아와 꽃을 좋아하는 93세의 어머니와 단둘이 살며 철따라 피어나는 들꽃들을 벗삼아 ‘꽃에게 말을 거는 남자’로 살아가고 있다. ‘흰벌의 들꽃 탐행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번 에세이집은 백승훈 작가의 이러한 감성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백승훈 작가는 하루 1천명 이상이 찾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이다. 10여 년 넘게 전국을 돌며 수많은 꽃에게 말을 걸고 그 이야기를 작가 특유의 문체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것을 ‘꽃에게 말을 걸다’에 엮은 것이다.
백승훈 작가는 “처음엔 화려한 꽃을 찾아 다녔으나 들꽃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면서 세상의 모든 꽃들이 각기 귀하고 아름다운 존재임을 재인식하게 됐다”며 “지리산에 놀러갔다가 ‘풀꽃 세상을 위한 모임’이란 환경단체에서 주는 ‘풀꽃상’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꽃나무 한 그루 심지 않고 화려한 꽃빛과 향기만을 탐했던 자신을 깊이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나의 꽃잎, 또는 한 마리의 벌레가 도서실의 모든 책들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간직하고 있다”는 헤르만 헤세의 말을 좋아한다는 작가는 꽃을 보는 일은 결국엔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자, 거울을 통해 자신을 보듯 꽃을 통해 스스로의 마음 안섶을 살피는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한다.
백 작가는 일찍이 시인으로 등단했으나, 자신을 ‘시를 쓰기엔 마음에 때가 너무 탄 사람’이라고 한다. 이번 에세이집을 통해 “꽃을 보고 인생의 지혜를 읽어내려면 아직도 멀었다”며 겸손해 하는 백승훈 작가는 들려주는 향기로운 들꽃이야기에 흠뻑 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