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포천에는 두 명의 변호사가 소흘읍 송우리에 개업을 했다. 법무법인 리안 소속의 김영진 변호사와 법무법인 골드 소속의 고병철 변호사는 지난해말 한 달 간격으로 포천시 소흘읍 송우리 홈플러스 맞은 편 건물에 나란히 변호사사무소를 개소했다. 법무법인 포천분사무소 형태의 사무소를 연 것도 닮았다. 송우리가 향후 새로운 법조타운이 될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들이 불모지나 다름 없는 포천에서 법률서비스를 개시하고 나선 이유는 차별화 전략이다. 서울대를 나와 10년간 기자로 활동하다 사법고시에 패스한 김영진 변호사는 “서울에서 잘 안되니 지역으로 떠밀려 내려온 것이 아니다”는 점을 강조한다. 서울이나 의정부보다 지역 소도시인 포천에서 시민공감대를 통해 신뢰를 얻으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포천을 찾은 것이다.
한양대 법학과를 나와 사법고시에 합격한 후 남양주에서 2년간 활동해온 고병철 변호사는 “법률사무소가 법원 앞에 있어야 하는 것은 송무가 우선이기 때문”이라며 “포천에서는 법률 분쟁에 앞서 소송을 예방하고 구제받을 수 있도록 자문에 중심을 두는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역설한다. 대도시 법조타운 법률사무소와는 달리 탈권위적이고 개방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몇 년 전 한 변호사가 포천에 개업을 했다가 조용히 떠난 적이 있지만 두 명의 젊은 변호사가 법조타운이 아닌 포천에 사실상 처음으로 법률사무소를 잇따라 개시하고 나선 것은 새로운 변화로 주목할 대목이다.
우선 포천시민들은 시간을 내서 의정부까지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신속하게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 하다. 포천은 인구가 16만명에 달하는 법률수요가 있지만 그동안 지역에 상주하는 변호사가 전무해 제대로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특히 포천은 섬유, 가구, 석재 등 중소 제조업체가 많아 크고 작은 법적 분쟁이 생길 때마다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이제는 지역의 변호사들로부터 상담 자문을 포함한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셈이다.
지역의 업체들은 이제 지역에 법률사무소가 들어선 만큼 사건이 발생하기 전 변호사에게 먼저 자문을 구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가 발생한 후에 법률사무소를 찾으면 시간과 비용 손실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물론 지역에 개업한 변호사들의 서비스 품질이 관건이 될 것이다. 무작정 가까운 법률사무소를 이용하자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포천에 개업한 두 변호사도 시민과 지역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선 변호사 사무실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 검찰이나 법원보다는 덜하지만 법률사무소 역시 아직도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의뢰인은 사건을 자신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운 절박한 처지에서 법률사무소를 찾게 된다. 의뢰인을 그저 비즈니스 대상으로만 여기지 않고 우리 지역의 시민이자 섬겨야 할 고객으로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변호사 1만명 시대다. 합격률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로스쿨에서 수천 명의 변호사가 배출돼 향후 5년 이내에 추가로 변호사 1만 명이 배출된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사회에 진출하는 사법연수원생의 비율이 3년째 40%를 넘어섰다는 통계도 있다. 변호사 홍수시대가 빚어낸 무한경쟁에다 불황까지 겹치면서 법률시장이 잔뜩 위축된 탓이다.
김영진 변호사와 고병철 변호사의 포천 입성은 이같은 변호사 홍수시대를 대비한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향후 포천에는 더 많은 변호사들이 법률사무소를 개업해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과열경쟁도 우려할 수 있겠지만 법률서비스의 품질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