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은 한우 602농가 1만6천637마리, 젖소 271농가 1만7천10마리, 돼지 191농가 23만4천585마리 등 모두 1천167농가에서 우제류 가축 27만111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경기북부의 대표적 축산도시다. 그런데 2010년 발생한 구제역으로 포천의 축산업이 초토화되다시피 하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2010년 경인년 새해도 구제역 홍역으로 시름했는데 2011년 신묘년 떠오르는 새해도 구제역 먹구름으로 묻혀 버렸다. 지난해 12월 22일 일동면과 관인면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채 열흘도 지나지 않아 영중면과 이동면 등으로 확산돼 모두 5곳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고 소, 돼지 등 우제류 가축 1만2천여마리 살처분 매몰처리했다.
2010년 초 5건의 구제역 발생으로 5,416마리의 우제류 가축을 살처분한 바 있는 포천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구제역이 재발해 지역의 축산업이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 이번 구제역은 경북 안동에서 시작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포천은 두 차례의 구제역 습격으로 피해규모를 추정하기 어려울 정도의 패닉상태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고 나면서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는 농가가 발생하고 의심신고가 늘어나고 있어 구제역 악몽이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다. 수년간 애지중지 자식처럼 키워온 소, 돼지, 닭을 사실상 생매장시켜야 하는 농민들의 마음은 오죽하겠는가.
포천시는 40곳에 달하는 곳에 이동통제소를 설치하고 연일 강추위 속에서도 공무원과 경찰, 군인 등이 이동통제소 등에 투입해 밤낮 없이 구제역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확산일로의 구제역 바이러스를 막는데는 불가항력적인 어려움 있다. 다만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양주 연천 등 경기북부 인근지역으로 확산되었을 때 이동통제소를 좀 더 늘려 초기에 좀 더 강력한 방역활동을 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이번 구제역 확산은 단지 축산농가들만의 피해로 그치지 않고 있다. 구제역의 확산은 축산농가의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해당 지역의 경제에 미치는 간접적인 피해가 만만찮다.
축산업이 포천의 지역경제의 중심축이라는 점에서 낙후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포천의 경제는 더욱 허약해지고 있다. 포천의 대표적인 겨울축제로 30만명이 찾는다는 백운계곡 동장군축제를 취소한 것은 잘 한 결정이지만 이 또한 경제적 손실이다. 서민과 소상공인의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관내 8곳의 5일장이 무기한 폐쇄조치된 것도 안타깝다.
이번 구제역 사태는 정부와 축산농가에도 많은 교훈을 남기고 있다. 정부는 최근 구제역과 관련한 종합대책을 마련하면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조처를 내놓았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축산농가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골자여서 비판을 받고 있다.
축산농가가 신고와 소독을 제대로 안하면 보상금을 삭감하고, 벌금을 매기고, 실형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처벌만을 강화할 게 아니라 구제역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역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물론 축산농가들도 함께 노력해야 구제역을 막을 수 있다. 사료차, 분뇨차, 가축운반차량, 가축거래상 등 출입자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아직 구제역은 끝나지 않았다. 당장 걷잡을 수 없는 구제역 확산을 막으려면 방역활동과 예찰활동에 빈틈을 보여서는 안된다. 지자체, 시의회, 각종 사회단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 보상도 조속히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살처분한 축산 농가는 6개월 뒤에 사육이 가능하며, 여기에 출하 기간 30개월을 더하면 정상화하기까지 최대 3년이 걸린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