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가 총사업비 26억원을 들여 소흘읍 고모저수지에 음악분수대를 설치하고 있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포천시는 고모저수지에 차별화된 볼거리가 있어야 외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며, 테마시설로 음악분수대를 조성하게 됐다고 한다. 음악분수대 공사는 이미 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공정률도 52%를 넘어섰다. 앞으로 16억의 예산을 더 확보해야 공사를 끝낼 수 있다.
하지만 고모저수지의 음악분수대 설치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음악분수대는 음악에 맞춰 분수가 공연을 펼치는 것으로 대부분 도심이나 관광유원지 같은 곳에 설치되는 추세다. 고모리는 한적한 자연풍경과 함께 특색 있는 카페와 음식점이 많아 조용하고 정적인 분위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예술가들이 몰려 있고 유네스코에 등재된 광릉숲이 자리하고 있어 친환경적인 포천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곳에 동적이고 소음을 동반하는 화려한 공연의 음악분수대를 설치하는 것 자체가 어울리지 않다. 음악분수대로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발상은 고모리의 정체성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다.
굳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까지 음악분수대를 설치하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포천시의 재정자립도는 34%로 열악한 수준이다. 국·도비 확보의 경쟁력도 떨어진 상황에서 시민의 혈세인 시비 26억원은 시 재정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음악분수대는 초기 설치비도 많이 들지만 전기료 인건비 등 유지관리비도 연간 최대 1억원까지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분수대도 영구적인 것이 아니어서 10년 전후로 시설물을 다시 교체해야 하는데 초기 설치비에 맞먹는 예산이 필요하다. 포천시 관계자들도 이런 내용을 잘 파악하고 있을텐데 볼거리를 제공해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명분으로 이런 사업을 추진한다는 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포천시는 8억원의 혈세를 이용해 소흘읍 하송우리에 시 상징물로 인공바위폭포를 설치했다. 바위폭포는 시의회, 전문가, 시민이 이구동성으로 ‘실패작’이라고 혀를 차고 있다. 공사를 보완해서 변화를 줄 수도 없고 당장 철거할 수도 없는 그야말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고모저수지 음악분수대도 자칫 바위폭포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고 보니 하송우리 바위폭포와 고모저수지 음악분수대는 시민과 전문가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고스란히 생략했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포천시는 바위폭포를 시 상징물로 설치했지만 지역의 문화예술계의 조언을 듣거나 시민공청회를 열어본 적 없다. 바위폭포의 세 배가 넘는 예산이 소요되는 고모리 음악분수대도 마찬가지로 여론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았다. 그래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자 포천시는 지난 12월 2일 소흘읍사무소 회의실에서 시청 도시주택과장과 교수, 예술인, 지역주민 등이 참석한 공청회를 뒤늦게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포천시가 사업을 추진하면서 충분한 행정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서 한목소리로 음악분수대 설치의 비효율성과 예산낭비 등을 지적하며 공사 중단 또는 재검토를 요구했다.
지금까지 들어간 사업비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앞으로 들어갈 예산과 유지관리비용 등은 투입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주류였다. 지역주민들도 진행중인 둘레길 조성도 예산부족으로 마무리되지 못하는데 큰 돈을 들여 음악분수대를 설치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반응이었다.
재선 시의원인 김종천 포천시의회 의장은 “음악분수대사업은 시청으로부터 보고받지 못했으며 시의회가 동의해 준 바도 없다”며 “선거가 끝나고 보니 고모저수지에 음악분수대 설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이런 점을 종합해볼 때 고모저수지의 음악분수대 설치사업은 공사를 일단 중단하고 전문가와 시민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재검토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