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서 여성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기록을 보면 흥미 있는 대목이 있다. 생물학적인 면에서 여성 범죄자들의 신체적인 구조가 남성과 비슷한 두개골을 갖고 있다는 것과 염색체가 부족하거나 비정상적인 염색체에 원인이 있다고 조사한 기록도 있다. 또한 많이 알려져 있는 상황이지만 생리전이나 생리 기간 중에 범행을 한 여성들이 많다는 연구조사도 있었다. 이러한 생물학적인 면들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범죄동기에 있어서는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성향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근래에 발표된 범죄동기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사사로운 욕심인데 세부적인 동기로는 생활비 마련과 허영과 사치 등이 조사되었다. 사사로운 욕심 다음으로 부주의에 의한 범죄와 우발적인 범죄가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가정불화도 다섯 번째의 주요 범행동기로 밝혀졌다. 최근의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연구조사라고 할 수 있는데 일부이긴 하겠지만 허영과 사치 등 무분별한 소비성향과 함께 경제위기가 도래하자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한편으론 범죄 또한 늘어난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성범죄도 남성범죄와 마찬가지로 우발적인 심정과 개인적인 욕심이 가장 큰 원인으로 조사되었지만 가정불화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되고 유흥비 마련, 허영사치 등이 범죄의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최근의 범죄는 많은 부분이 경제위기에서 파생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북한의 경우에도 여성 범죄자들의 수가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고 외신이 전하고 있는데 역시 경제사범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배급과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남편을 대신해서 가족의 부양을 여성들이 담당하게 되면서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사례가 늘어난 까닭으로 보고 있다.
뮤지컬 <시카고(Chicago, 1975)>를 보면 여성 범죄자들의 면면이 다채롭다.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용만 당했다는 것을 깨닫고 우발적으로 정부를 총으로 쏘아 죽인 록시(Roxie). 자신의 남편과 여동생이 함께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보고 총을 쏘아 죽인 벨마(Velma). 대부호의 딸로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은 여자지만 남편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총을 난사한 키티(Kitty). 이들을 제외한 다른 여죄수들도 모두 그럴듯한 이유는 있지만 최고 형벌을 받을 수 있는 중범죄자들이다. 이들의 범죄동기를 보면 앞서 조사된 결과처럼 개인적인 욕심과 우발적인 동기가 대부분인데 가정불화의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서 여성범죄자들의 동기는 대부분이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뮤지컬 <시카고>는 <캬바레(Cabaret)>의 명콤비 존 캔더(John Kander, 1927~)와 프레드 엡(Fred Ebb, 1933~2004)의 조합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명작 뮤지컬이다. 작품의 내용은 형사처분의 부패에 관한 풍자와 함께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유명한 범죄자들을 다루고 있는데 무대는 재즈의 열기가 뜨겁고 범죄자들과 살인이 만연하던 1920년대의 시카고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카고>의 뮤지컬 버전은 1926년에 발표된 같은 제목의 희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원작자는 작가이면서 동시에 범죄와 범죄자들을 취재하던 시카고 트리뷴(Chicago Tribune) 의 현장 기자였는데 <시카고>는 한 재판에서 영감을 얻어서 쓴 희곡으로 현장의 생생함이 작품 속에 잘 드러나 있다. 존 캔더와 프레드 엡은 흥미 있는 소재와 특히 뛰어난 안무가인 밥 포시(Bob Fosse)의 가세로 이전 합작품인 <캬바레(Cabaret, 1966)>에 이어 또 한 번의 성공을 예감하고 있었다. 이미 한 달 전인 1975년 5월에 <코러스 라인>이 막이 오르기는 했지만 <코러스 라인>보다 오히려 더 좋은 흥행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막이 오르자 실망스럽게도 공연은 기대했던 것만큼 대단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936회 공연을 끝으로 막이 내린 <시카고>는 비록 밥 포시의 안무 스타일에서 시카고=밥 포시 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흥행성적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코러스 라인>의 대대적인 성공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이미 전석매진을 기록하며 두 달 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을 때는 이미 관객들에게 입소문이 나 있는 상태였으며 평단의 호평이 가세하자 관객들이 극장으로 몰려들었던 것이다. 그 해 토니상 시상식에서도 <코러스 라인>이 대부분의 상을 독식했는데 <시카고>의 작품성을 논하기에 앞서 개봉시기가 <코러스 라인>과 겹쳐 운이 없었던 것이 장기 공연의 실패의 한 원인으로 생각된다. 그렇지만 <시카고>는 1996년에 많은 기대감을 안고 브로드웨이에서 리바이벌 되었다. 이 재공연은 초연 때보다 엄청나게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2009년 3월 15일 현재까지 5,116회의 공연을 기록 중이며 역대 최장기 뮤지컬 공연 순위에서도 8위에 올라있다. 이 기록은 앞으로 1주일후면 지난해 9월에 막을 내린 7위의 <렌트(Rent)>기록을 갱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의 박스오피스의 위력은 아직까지도 수그러들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공연이 되고 있으며 공연 때마다 역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항상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성공하면 영화버전이 만들어지듯 역시 2002년에도 영화 버전 <시카고>가 개봉되었다. 영화의 제작진들이 기대했듯이 성공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단순한 리바이벌이 아닌 독특한 영화로 탄생할 것을 확신했다. 그 결과 원작 뮤지컬에 충실하면서도 영화적인 기법을 총동원하여 대단한 극찬을 받았다. 영화버전은 무대 뮤지컬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대본구성과 다채로운 춤과 화려한 군무의 앙상블로 그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었다.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포함해 6개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는데 <시카고>는 뮤지컬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한 번 쯤 볼 가치가 있는 영화이며 재미와 함께 작품성도 만끽할 수 있는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