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와 생각의 복합성을 여성의 다양한 자태로 함축하여 펼치는 김정아의 작품은 인간의 자기복제적 성격의 다중성을 표출하고 있다.
이는 현재라는 생각의 시점과 존재한다는 현상의 괴리에서부터 시작된 인간 본형의 끝없는 의문과 물음으로 이어진다.
청회색조의 단순한 칼라와 부드러운 터치, 각진 선묘는 여성들의 다양한 형상 속에 스며들어 지적 날카로움이 감성에 묻힌 듯 소리를 만들어낸다.
소리가 감싸 안은 것은 철저한 통재와 자기 각성으로 자칫 흐트러지게 보이지만 깊은 억지력을 지닌 여성이라는 본성이 분석적으로 내재된 빠른 비트의 반복적인 울림이다.
사회가 바라보는 나와 내가 바라보는 사회의 엇갈림에서 오는 실망과 상실의 심적 갈등은 화면 속 여인들의 시선과 교차하면서 감상자의 눈과 마주친다. 부드럽고 포근한 눈빛은 아니지만 많은 얘기를 들려 줄 것만 같은, 그러면서도 다정한 한마디를 요하는 모습으로 성의 상품화를 비판하면서 은근히 기대하는 반어적 심리의 선상에서 스스로 제어되길 기대한다. 감성이 말라버린 현대인의 삶을 좀 더 인간적인 모습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작가의 소망과 기원을 엿볼 수 있다. 글/강구원(화가, 계간버질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