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나 복수초보다 부지런한 꽃이 평강식물원의 수향원(水香園)에 피었다. 봄을 알리는 상서로운 향기가 으뜸인 꽃, 백서향이다. 오래도록 품고 있던 꽃망울을 하나 둘씩 터트리는 것을 보니, 이제 정말 봄인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들뜬다. 사실 처음에는 수향원이 온풍기로 온도를 조절하는 가온(加溫)동이기 때문에 당연히 일찍 꽃이 피는 것이라 여겼었는데, 백서향은 거제도나 제주도에 아주 드물게 자라는 멸종위기식물로 남부지방에서는 2~3월에 일찍 꽃을 피운다고 한다. 많은 남부지방 수종이 그러하듯 백서향도 도톰한 늘 푸른 잎을 가지고 있으며 키는 많이 자라야 1m정도 되는 키 작은 나무이다. 열매도 일찍 열려 5~6월에 빨갛게 익는다. 꽃, 열매, 향기가 좋은 매력만점 식물이기에 중부지방에서는 화분에 심어 내부에서 기르기도 한다.
백서향과 비슷한 나무 중에 중국이 원산인 ‘서향’이라는 나무도 있다. 이는 꽃 색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는데 안쪽은 희고 바깥쪽은 자주색이다.
서향과 백서향은 한방에서도 이용한다. 각 부위에 따라 쓰임새가 다른데 뿌리는 백일해, 가래제거, 타박상 또는 지혈제, 강심제 등으로 처방되며 껍질이나 잎은 어혈, 소독, 종창이나 종독, 감기후유증 등에 다른 약재와 함께 처방하여 쓴다고 한다.
향기로운 꽃으로 집안에 봄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백서향이나 서향을 분양 받아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 심어 따뜻한 곳에 습하지 않게 관리하면 잘 자란다. 식물도 아이 키우듯 정성스런 맘으로 키우면, 올해 꽃과 열매를 보고 또 내년 이맘 때 쯤에도 향기로 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