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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운영위원회 탐방]-영평초등학교 편

학부모 힘모아 학교 살리기 앞장
문지연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4년 04월 09일







▲고범현 영평초 학운위원장 


 


1999년 10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한다는 교육부의 계획이 발표되자 각계에서 비난이 빗발쳤던 기억이 있다. 각 지역의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 통합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포천 관내 통폐합 대상이 되는 학교에서도 이 계획에 반발, 학부모들이 직접 ‘학교 살리기’에 팔을 걷어 부쳤다. 그 중에 한 곳이었던 영평초등학교를 지난 23일 찾았다.
“당시 학생이 67명 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포천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 된 학교인데 폐교라니…. 마을은 점차 낙후되는데 학교까지 없으면 정말 큰일난다며 학부모와 마을 주민들이 모두 힘을 합쳤죠”초대위원장부터 현재까지 8년째 영평초 학운위를 이끌고 있는 고범현(42) 위원장은 그 시절 결의에 찼던 학부모들의 모습을 전하며 덩달아 목소리를 높인다.
빈집을 수리해 학생이 2명 이상인 외지 가족들에게 무상임대하고, 피아노 4대를 사서 싼 가격으로 강습을 해주고 같은 학구지만 통학거리가 멀어 타 학교를 다니던 아이들의 학부모를 일일이 만나 영평초교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장거리 통학생들을 위해 고 위원장은 99년 학교에 차를 희사하기도 했다. 현재도 40여명의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사고시 책임 소재 등을 들어 교육청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왔다. 1년에 800만원 이상 드는 유지비, 차량의 노후화 등도 부담이 되었다.
학부모들은 학운위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뭉쳐 군, 포천·도교육청에 문제 해결을 건의했고 마침내 올해 8월 28일 군과 교육청에서 버스를 지원 받았다.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어요. 정말 그 동안 학부모들과 함께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 싶었습니다”영평초는 고위원장의 모교이자 자녀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다. ‘학교가 갈수록 침체된다’는 주위의 말을 듣고 학교일을 시작했다. 교실마다 커텐을 다는데 학부모회 등과 예산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을 보고 너무 교육에 대해 등한시했구나 하는 아쉬움도 밀려들었다.
“1∼2년 지난 후에야 그나마 학교 일이 어떤 것인가를 대충 알 수 있었죠. 그런 점에서 학운위원들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더 많은 제도들이 수반돼야 합니다”학부모위원 4명, 지역위원 1명, 교육위원 3명으로 이뤄진 영평초 학운위의 회의는 보통 2시간을 넘긴다. 이는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의를 나타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 위원장은 8년 동안 학교에서 받은 자료를 하나도 버리지 않고 회의가 열리기 전 반드시 미리 공부하고 준비한다.
이런 학운위의 노력들은 1억이 넘는 예산을 배정 받아 학교 급식소를 지은 일, 철조망 울타리를 현대식 울타리로 바꾼 일 등의 결실로 나타났다.
고 위원장은 “한때 학교에서 ‘너무 깐깐하다’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고 학예발표회를 밤에 하게 하는 등 힘들게도 하지만 교사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만큼 다 해주고 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한다. 정이 들만 하면 도시로 이직해 나가는 교사들에게 섭섭한 점도 많지만 그들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기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미래의 꿈나무들이 환경 때문에 제 뜻을 다 펼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잖아요. 그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바로 우리의 책임이고 의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그 점만 생각하고 일하겠습니다”뚜렷한 소신을 갖고 일하는 고 위원장의 모습에서 영평초의 밝은 미래를 그려본다.

문지연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4년 04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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