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눈꽃으로 피어 골짜기 가득 내리던 지난 겨울
퇴촌 개울 가 산새도 날개 접고 조는데
별을 헤며 세월 기다린 미루나무 위에
태초의 숲에서 가지 물어다 까치집을 지었다.
고향 헛간 무쇠 난로에 끓인 커피로 시를 쓰고
창 너머 눈밭엔 우리 어린 날이 놀고 있었다.
겨울은 다시 오고 까치집은 그 자리에 있을게고
하얀 들에서 겨울을 노래하던 까치는 지금도 날게고
◀감상=해설 계절을 노래한 시인은 많다. 북적대는 여름과 가을의 내음 속에는 번거로움과 나 하나만이 즐길 여유가 없다. 그러나 겨울은 천사의 은빛 날개의 깃털같은 눈이 수정같은 내음을 안고 오직 내게만 찾아온 듯 손님의 역을 다하는 반가움이 있다. 그래서 지난 겨울을 그리워하며 여름이나 봄나절에 다시 찾아 나를 홀로 포근히 안아주던 눈과 겨울과 외로운 산새를 찾기도 한다. 김완기 시인은 아동문학가 김완기와는 동명이인(同名異人)이다. 대전사법, 경희대교육대학원을 나와 94년 ‘해동문학(주간 정광수)’을 통해 등단한 참신한 시인이며 한국관악협회 수석부회장으로 음악인이기도 한 김완기 시인은 현직 서울시내 초등학교 교감으로 존경받는 멋장이 시인이기도 하다. ‘까치집’은 필자가 김완기 시인의 시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시이기도 하다. 겨울에 받았던 계절의 인상을 초기 문단여명기의 순수문인들의 작법을 본받아 ‘순수미학적 시학’으로 노래한 님의 작품 ‘까치집’은 님의 멋진 헤어스타일 같이 수정붓으로 쓴 글씨같이 눈꽃 잉크가 흐르는 듯 유운(流雲)의 멋스럼이 풍겨서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