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종(사진, 수필가)
인평대군의 봉화낙선재구호(奉和樂善齋口號)
서리찬 높은하늘 기러기 울어예고 은하수 완연한데 밤기운이 맑으이다. 병들어 신음하며 잠 못 들제 밝은 달 스며들어 나의 애를 끝나니
이항복의 시
철령 높은 봉에 자고 가는 저 구름아 고신(孤臣) 원루를 비삼아 띄어다가 님계신 구중심처(九重深處)에 뿌려 본들 어떠리
양사언의 시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오르면 못오르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아니 오르고 뫼만높다하더라
유창의 시
청계변 백사상(淸溪邊 白沙上)에 혼자 섰는 저 백로야 나의 먹은 뜻 넨들 아니 알아실야 풍진(風塵)을 슬하여 흠이야 네오 내오 달으랴
유응부의 시 간밤에 부던바람 눈서리 치단 말까 낙낙장송이 다 기울어지단 말까 하물며 못다 핀 꽃이야 일러무삼 하리오
박순의 시 돌고 도는 고향생각 끊임 없어서 아침 일찍 말을 몰아 서울 떠났소 아직도 매화는 봄 아껴두어 임 오시길 기다렸다 곱게 피오리
이덕형의 시 비 지난 너른 벌엔 풀빛이 곱고 새 우는 앞산 위로 봄 찾아 왔네 주사위놀이에서 취하고 놀제 먼 마을 연기 일고 초생달 떴소
이호민의 시 봄바람 불어오는 한식절일세 봄 하늘 높이 높이 제비 날으오 늙은 학 바윗가에 앉아 조는 듯 너른 바다 날아가려 깃을 재우네
이성구의 시 이원(梨園) 풍류 그만두기 임께 간ㅎ던 그 이름이 연각(蓮閣)에 좋은 풍경 이제 보니 저버렸네 물 가득한 연못 속 지는 연꽃 처량한데 다락 난간 의지하여 빗소리 듣는구나
옛 시조의 님은 임금을 말한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국어과 교과서에 실려 암송하느라 고생하며 대학교재에 소개되었던 유명한 시들이여서 해석이나 감상은 생략하기로 하였다.) 옛부터 진경산수(眞景山水)에는 은자(隱者)들의 노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내 고향 포천이 아름답기로 으뜸인데 포천출신 시인들이나 포천에 살던 명인 선비들의 노래(시조) 또한 어찌 아름답지 않을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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