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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현의 포천일기=3]

검은댕기 매고 하늘을 잘라 파는 사람들
김영복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9년 01월 30일


 김자현(사진, 소설가)

 

기축년 새해는 만백성 다복하라고 눈이 흐벅지게 내렸다. 귀향길은 황소걸음이었겠으나 새로운 각오와 용기로 발도장 찍으라고 하늘이 이 땅에 내린 따뜻한 융단이다. 새해의 벽두, 좋은 말로 시작하려 하나, 백성의 골짜기 소식이든, 천하가 공평해야 할 나라소식이든 멀쩡한 것이 없다. 참사가 일어나면 여는 물론이고 야권인사들 조문한다고, 촛불 시위한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시시비비가 딱따구리보다도 허술하고 까치의 재판보다 뿌리가 없다. 40년이 되어가는, 작가 조세희가 쏘아올린 <난.쏘.공>은 아직도 어느 구천을 떠돌고 있는지. 참사의 저변에 대부분 가진 자와 한편이 된 공권력이 있었음을 세상은 곧 잊어버리고 만다.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 이것들 속에 똬리 틀고 있는 악의 눈알을 뽑을 생각 야든 여든 추호도 없다. 떨어지고 있는 공을 좌로 우로 받아치는 뱀의 혓바닥엔 참사가 일어나면 검은 댕기만 매면 그만이다. 다른 대형 사건이 고맙게도 뉴스지면을 채울 것이고 현실이 지엄한 사람들 기억은 길어야 일주일 간다. 가족을 잃고 엄동설한에 내몰린 가족들만 피눈물을 흘리며 또 하늘을 향해 빈총만 장전할 뿐이다.


그래도 암담한 현실에서 먼 곳으로 시선을 확대하면 미국 버락 오바마의 취임이 일월을 의미심장하게 장식하고 있다. 경제 협약 등이 우리에게 플러스로만 작용하지 않는다고 하나 당선에 이은 취임연설은 21C 궤적을 뚫는 통찰로 우울한 세기에 횃불을 든다.


“부유한 사람만을 위해 기능하는 국가는 지속적인 번영이 가능치 않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았다. GDP가 문제가 아니라 번영이 미치는 범위와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가 미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새 시대에 성장 동력을 향한 언급과 함께 그가 말한 위의 내용은 정경유착을 꼬집는 것이며 제 임자를 찾아가는 분배의 길을 막는 폐쇄회로, 부패를 지적하는 말이다. 전 대통령 부시에게 감사를 전한다는 말로 서두를 시작한 그는 바로 다음 문장에서 일부의 탐욕과 무책임으로 미국은 광범위한 폭력과 증오에 휩싸였다고 언급했다. 그는 취임 후 첫 번째 업무로 이라크 철군을 지시했다. 방위산업 재벌, 전 대통령 조지 부시는 이라크 침공의 원흉이며 그의 아비 부시의 아프칸 침공을 비롯해, 세계 2차대전 때 나찌 독일에 자금과 독가스를 공급했던 조부와 함께, 이들은 같은 가문출신으로 인류가 공분할 악의 화신들이다.


 용산참사도 금권과 공권의 야합이다. 부가 축적되어 제 하늘을 찌르다 못해 남의 터를 빼앗는데 살상을 주저치 않는 것, 그 세를 넓히기 위해 타국을 초토화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뉴타운, 개발, 재개발은 그 부가가치를 톡톡히 누려온 정치와 기업의 공동작품이다. 이들은 공중에 수십 층 건축을 하며 하늘을 잘라 팔기 위해 허술한 서민의 바닥을 빼앗고 있다. 신대륙을 발견한 유럽인들이 최초로 이민을 가서 아메리카 그 광활한 땅을 차지할 때 동서로 하루종일, 남북으로 하루종일 걸어서 금을 긋는 곳을 제 땅으로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목초가 자라는 곳에는 가축을 키워 생계를 이어갔을 것이요, 기후가 좋은 곳에서는 신의 잔등을 경작하여 감사의 추수를 했을 것이다. 성경의 구약, 이스라엘 민족이 홍해를 가르고 나와 하늘의 인도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기업으로 받은 후에 민수기에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세상의 모든 터는 다 내 것이니 팔 수도 살 수도 없다. 매매는 아니 되고 단지 빌려줄 수 있을 뿐이다.’


서민은 하늘이 내린 그 땅의 뿌리다. 뿌리가 없는 터는 무너지고 말 것이다. 사태가 해일처럼 닥칠 터이니 이는 신의 심판이다.

 
김영복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9년 0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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