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명제: 작품I,종이에 채색, 2007
화실 한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작품I’은 형광등 불빛을 보고 방안에 들어온 나비가 이내 자기가 안주할 곳이 아니란 걸 깨닫고 출구를 찾다 지쳐 나무판에 앉아있다. 날개를 편 채 고요와 정적에 감싸인다.
나무판은 지금까지 보아온 나무가 아니요. 이미 오래 전 베어져 판으로 가공되었기에 나비는 이것을 나무라고 알 리가 없다. 단지 자신을 가로막고 있는 벽일 뿐! 그래도 떨어진 나뭇잎 하나에서 위안을 갖는다. 주위에 숲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에...
시간이 지나 벽들 중간중간 적, 청, 황의 사각 창들이 보인다. 창문만 지나면 그리도 소망했던 고향의 숲과 들을 날 수 있건만 선뜻 나서지 못함은 이미 익숙해진 틀 안의 공간과 삶의 희망을 안겨준 나뭇잎을 두고 떠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윤엄필의‘작품I’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의 공간에서 시간과 공간성에 의한 실존의 문제를 나비를 통해 드러내는 즉 자신의 자유의지로 세상과의 교감과 소통을 하고픈 마음의 상징이라 할 것이다. 먼 숲을 향해 마음껏 소리쳐, 들려오는 메아리 소리만이라도 들어보고 싶은 작가의 깊은 고독을 느끼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