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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이야기 69

42년간 최장기 롱런 뮤지컬 판타스틱스(The Fantasticks, 1960)
윤우영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12월 10일

단일 공연으로 한 극장에서 42년 동안 끊임없이 공연되어졌다면 삼대에 걸쳐 관람했을 공연이다. 1960년 젊은 시절 할머니가 본 뮤지컬을 1980년대에 딸을 데리고 다시 보러갔고 그 딸이 2000년에 다시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같은 극장에서 함께 관람했을 것이다.
<판타스틱스(The Fantasticks)>는 1960년에 초연한 이후 끊임없이 공연되었으며 2002년 막이 내릴 때 까지 17,162회라는 단일극장에서 공연한 최장기 뮤지컬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이 기록은  전 세계의 모든 공연을 통틀어서 두 번째의 기록이다. 전체 공연 장르를 포함한 세계 최장기 공연기록은 1952년 초연이후 2008년 현재까지 57년간 연속공연을 기록하고 있는 영국 작품 <쥐덫(The Mousetrap)>이다. 아가다 크리스티 원작의 추리극 <쥐덫>은 현재까지 23,000회가 넘는 공연기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세계 최장기 공연이 정극인 점을 감안하면 뮤지컬로는 <판타스틱스>가 최장기 롱런인 셈이다.
<판타스틱스>는 히트하자마자 그 줄거리를 모티브로 삼아 수많은 유사작품들이 만들어졌고 뿐만 아니라 가장 대표적인 노래인“트라이 투 리멤버(Try to Remember)”는 전 세계인 모두가 기억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리바이벌되어 현재도 애창되고 있다. <캐츠(Cats)> <미스 사이공(Miss Saigon)>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레미제라블(Les Miserable)> <코러스라인(Chorus Line)> 등 10여년 넘게 브로드웨이와 웨스트 엔드에서 장기공연 되었던 대형 뮤지컬들이 많았지만 <판타스틱스>처럼 저 예산 작품으로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한 뮤지컬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으며 브로드웨이를 통틀어서도 전무후무한 최장기 공연 뮤지컬로 기록되고 있다.
1960년5월3일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판타스틱스>는 젊고 순수한 사랑이라는 평범한 주제로 구성되어졌으며 오프닝 곡‘트라이 투 리멤버(Try to remember)’를 제외하고도 13곡의 다른 노래들도 큰 인기를 얻었다. 시대를 막론하고 인종과 언어를 초월한 젊은이의 꿈과 사랑을 되새기게 하는 이 뮤지컬은 마치 <로미오와 쥴리엣>을 해피엔딩으로 만든 것 같은 단순한 내용을 지니고 있으며 순수한 젊은이들의 삶의 향수가 아직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판타스틱스>는 주인공인 어린 매트와 루이자의 성장과정을 다룬 뮤지컬로 매트와 루이자의 아버지들이 두 사람의 사랑을 맺어주는 이야기이다. 막이 오르면 극중 나레이터인 해설자가 유명한 주제곡‘트라이 투 리멤버(Try to Remember)’를 부르고 매트와 루이자, 그리고 그들의 아버지들을 소개한다.
두 아이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랑에 빠지는데 이들을 결혼시키고자 두 아버지는 서로 나쁜 사이임을 자처한다. 마치 <로미오와 쥴리엣>의 원수 집안처럼 아이들의 사랑에 의도적으로 장애물을 만든다. 마당에 울타리를 만들어 일부러 두 사람의 만남을 방해하고 이에 대한 반발 심리로 매트와 루이자는 몰래 담장을 넘나들며 사랑을 나눈다.
두 사람의 아버지들은 매트를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악당들을 동원해서 루이자를 위험에 처하게 한다. 악당이 루이자를 겁탈하려는 순간, 매트가 나타나서 싸움을 벌이는데 일부러 져주는 악당들을 물리치고 루이자의 사랑을 얻는다. 이 사건을 계기로 두 집안의 아버지들은 공식적으로 화해할 구실을 얻는다. 마당의 울타리도 허물어지지만 이들의 계획이 탄로가 나고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환상도 깨지며 급기야 매트는 루이자와 다투고 도시로 떠나 버린다. 사랑하는 사람을 도시로 떠나보낸 루이자는 가슴앓이를 하고 매트 또한 도시에서 방황을 하며 시간이 흐른다. 시련과 방황에 지친 매트는 결국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고 그를 기다리던 루이자와 행복한 재회를 하게 된다. 결국 사랑의 재확인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세대를 초월해서 40년 이상 롱런 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순수한 젊은이들의 사랑과 열정을 단순한 플롯으로 스케치한 것이 주요했기 때문이었다. 뮤지컬은 스토리가 단순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인데 <판타스틱스>는 단순한 사랑이야기에다가 아버지의 사랑이라는 내용을 첨가해서 여러 세대를 품을 수 있는 가족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가장 유명한 노래인 ‘트라이 투 리멤버(Try To Remember)’는‘곧 비가 올거야(Soon It"s Gonna Rain)’와 함께 미국 문화의 한 부분이 되었을 정도로 수십 년 넘게 사람들이 사랑해온 노래다. 그동안 여러 유명한 가수들과 관현악단에 의해 수없이 편곡 및 리바이벌 되었는데 나나 무스쿠리(nana mouskouri), 여명(영화 <유리의 성> 주제곡) 등이 리바이벌 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성시경이 불러 히트했다.
뮤지컬 <판타스틱스>는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 그리고 세계 각국의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많은 스타들이 무명시절 거쳐 간 무대였다. 뮤지컬 영화 <캬바레>의 스타 라이자 미넬리(Liza Minnelli), 할리우드의 대표적 연기파 배우인 글렌 클로즈(Glenn Close), <가시나무 새>에서 사랑과 신앙 사이에서 갈등을 한 신부역으로 전 세계의 시청자들을 가슴 설레게 했던 리처드 챔벌레인(Richard Chamberlain), <아마데우스>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에이브러햄(F. Murray Abraham) 등을 포함해 전 세계의 기라성 같은 수많은 스타들이 프로그램을 장식하고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판타스틱스>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고 브로드웨이나 할리우드로 진출했으며 세계적인 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그 이유로는 뮤지컬 <판타스틱스>가 배우에게 단지 노래 실력뿐만 아니라 연기력도 요구하는 뮤지컬이었기에 다재다능한 배우로서의 능력을 지녀야 공연에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문무대에서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작품으로도 많이 공연되어지고 있다. 뮤지컬 코미디의 형식에 멜로드라마적인 사랑이야기가 첨가되어 있어 배우와 관객 모두에게 인기가 많으며 매년 무대에 올려 지기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있다. 한 번쯤 전문적인 무대이든 학생들의 무대이든 관람해 보길 바라며 꼭 추천하고 싶은 행복한 뮤지컬이다.
윤우영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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