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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칼럼]축제도 문화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11월 21일


  안익수 (시인)

 


가을의 정취로 부대끼는 10월 8일 포천의 일동에 갔다. 얼마 전에 새로 부임한 명성산 억새꽃 축제를 총 기획하고 예술적 이상이 드높다는 안면장의 예술계단과 문화적 향기를 감상하고 싶어 발길을 놓았다.

 

버스에서 내리자 우렁찬 확성기 소리가 마중 나와 귀를 잡아끌었다. 단풍이 날리는 공용주차광장에는 푸른 제복과 시민이 어우러져 거나한 놀이판이 이어지고 있었다. 벽과 문턱을 넘어 흐드러지는 놀이마당은 긴장을 푸는 시래기국 잔치마당 같았다. 관객석에 앉은 영관급의 모자에는 계급장이라기보다 국화꽃이 활짝 피어 온몸으로 흘러내리는 듯 했다. 사병들의 춤판에서 건강한 나뭇잎들의 울창함을 보았으며 이만큼 내려온 촌로의 바지춤에선 시골집 마당가 분꽃이 지는 것도 엿들었다. 시골장터 검은 콩 두말과 맞바꾼 유행 지난 할머니의 치맛자락에서도 나비가 날았다. 애드벌룬도 하늘 앞에서 재롱을 떤다. 게다가 절개를 꺾은 듯 한 대통술이 여인의 은근한 옷고름을 푸는 듯 하다가는 성큼 뛰어 나온 일동 막걸리와 젓가락 장단이 어깨를 들썩였다. 재래시장 만물들도 주춤주춤 흥겨워 손뼉을 쳤다. 시간이 어슬어슬 할 무렵 폭음소리는 하늘에다 꽃가루를 뿌려대며 놀이판은 절정에 이르고 헤어져 만날까 손을 흔들며 서너 명씩 광장을 뒤로했다. 이슬 내리는 해 걸음에 시민과 율동 하는 안면장의 잠바차림은 시민의 발이 되고 등이 되겠다는 머슴의 각오와 다짐으로 보여 여간 마음이 뿌듯하지 않았다.

 

계절 따라 전국 각지에서는 축제가 앞 다투어 치러진다. 지방자치제가 터를 잡자 제 고장의 특색과 정서를 알리는 다양한 행사들이 여기저기 화려하게 현수막으로 나부낀다. 그러나 얼마나 알찬 내용과 짜임새 있는 진행으로 볼거리가 풍부한지는 의문이다. 그야말로 더 나은 문화예술 창달로 나아가야 함이 앞선다. 그저 때가 되면 의례적으로 개최되는 광고용 이벤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무작정 외래문화만을 불러들여 북 치고 장구 치며 답습하기보다는 차별화 된 제 고장만의 문화를 가꾸어 드러내야만 한다. 돈벌이 관광 차원이나 심심해서 술 한 잔 기울이는 하루살이 놀이문화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상업농 시대가 도래하여 농민들의 유일한 자본주의적 수단과 방법 중 하나는 먹거리를 가지고 경쟁할 수밖에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제는 먹거리도 상품이 되고 생활문화로써 자리 매김 되었다. 결코 따라 하거나 흉내내는 방법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고단위의 전략을 창안해야만 한다. 나아가 소음과 공해로 찌든 도시민들의 쉼터가 되고 직거래 장터를 마음껏 활용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도시와 농촌은 따로 놀지 않는다.

 

 

지금까지 농촌은 도시만을 애지중지 키워 왔다. 그 결과 안타깝게도 문화의 절뚝발이가 되어 버렸다. 오로지 경제적 소득을 얻는데 치우쳐서는 안 된다. 부디 주민이 하나 되는 흥겹고 보람찬 놀이판이 되어 서로서로 새로운 힘을 창출하는 발돋움으로 희망을 수놓아야만 한다. 바로 인간관계의 원동력이 되고 예술의 창안이 되어 불꽃처럼 타 올라야 한다.

 

시대가 바뀌어도 동네와 개천은 그곳에 있고 사람은 또 아침을 기다릴 거다. 우리는 예로부터 품앗이와 두레를 통하여 협동과 나눔의 풍습을 미덕으로 여긴 아름다운 전통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축제(Festival)는 시민들의 배움터이자 화합과 소통의 다리가 되어야 한다. 나아가 마을의 내력과 문화정신을 드러내야만 한다. 때로는 추수가 끝나면 하늘에 먼저 감사하는 제단으로 삼아야 한다. 서로 만나 살아가는 몸짓을 나눌 때 각박한 세상은 살맛이 나지 않을까. 그것이 곧 사람의 고향이고 인간의 꿈 터가 아닌가.

 

그래서 축제는 감사의 표현이고 미래에 대한 기원이자 인간과의 화해이다.
비로소 축제는 인간의 위대한 문화이자 유산이 된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1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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