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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칼럼]생각을 디자인 하자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10월 22일


 안익수(시인)

 

가을이 한창이다. 산이나 들녘이나 창고에 거두어들이는 저장의 계절이다. 온갖 결실은 유통과 상업성에 견주어 저울추가 무겁다. 낙엽에 편지를 쓰며 날카롭도록 예민했던 젊음의 시간에서 낭만의 꽃물이 떨어진다. 지는 것은 곧 피우기 위한 새로운 약속이다. 거리에는 예술제의 이러저런 풍성한 문자들이 바람과 춤을 춘다. 가을걷이와 예술걷이가 분주하다. 산책과 사색의 계절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행여나 이 풍요로운 계절에 관현악과 협주하거나 아니면 관객이 되지 못하고 세상의 허무한 욕망과 욕심에 발목이 잡힌 처량한 부류들이 있다면 그것은 불행한 꼴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반성하고 깨달아야만 한다.

 

인간이란 사람간의 관계가 아닌가. 그러므로 참된 인간은 충돌과 다툼의 그물망에 갇히거나 ‘카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부정이 아닌 애써 세상을 긍정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면 하늘 아래 사랑해야 할 위대한 가치의 종소리를 비로소 들을 수 있게 된다. 대개 사람의 권위주의적 사고와 오만한 태도는 끝내 열등의식으로 추락하고 만다. 추락하는 지점은 허우적 대야할 수렁임에 틀림없다. 빈 깡통은 소리마저 나지 않는다. 빈 깡통에 돌멩이 하나가 들어가야 소리를 내게 된다.

 

 

더구나 지성인이라 자칭하는 예술단체나 모임에서 삼삼오오 안으로 굽는 팔뚝끼리 협작질하는 것은 협동사회 정신의 중대한 반칙이며 결국에는 그 구성원의 이지적(異志的) 암 덩이가 된다. 소통과 화해의 시대에 지향할 바가 결코 아니다. 그러한 것은 운동의 표현도 아니요, 개혁의 몸짓도 아니며 변태적 심리현상이 투합하는 것이다. 이러함 역시 이 가을에 사색해도 좋을 또 하나의 숙제다. 늘 여럿이거나 혼자이거나 헛된 욕망을 고요히 비우고 마음에 양식을 땀으로 추수할 때 예술작품은 졸작이 안 되고 또한 인품도 명품이 되는 것이다.

 

스페인의 건축가 가우디는 사람의 인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했다. 사람의 똥은 작물의 밑거름이 된다. 그러나 인간쓰레기는 사회적 악이며 공해에 불과하다. 자신의 시간표에 세상을 담으려 하지말고 세상의 시간표에 자신을 담고자 해야만 한다.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고 싶거든 작은 목도장 하나 새기어 자신의 일기장에 찍어 보라. 서럽도록 그 이름이 자랑스럽지 않던가! 으리으리한 집에 문패를 달고 싶거든 자신의 가슴에 당당히 이름표를 먼저 달 줄 알아야 한다. 그 다음에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아야 한다. 위선의 탈을 벗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말이다. 자신의 무릎이 헤어져 구멍이 날 때까지 사람은 인간의 부루나가 되어야 한다. 누구의 탓을 말하기 이전에 자신의 앞단추 먼저 잘 끼워야 할 일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생각을 디자인해야 한다. 그래서 창조적 인간이 가장 아름다운 인간이다. 아니 예술인이다. 그것이 인간의 무대에 화목한 축제인 것이다. 가을이 저만큼 가기 전에 우리 모두가 생각을 디자인하자. 봄은 멀지 않았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10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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