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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칼럼]인간적 진실과 문학적 진실


안익수시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10월 01일


많이 배우고 많이 알면 인간은 자만하기 쉽다. 사람이 아는 것만 믿고 세상을 업신여기면 종국에는 덫에 걸리게 된다. 사람이 아무리 안다고 해 보았자 떨어진 낙엽 한 장의 순리만 못하다. 그럼에도 책만 한 지식을 쌓았다하여 세상을 깔보고 오만과 고집이 하늘을 찌른다. 그것이 편견이며 독선이다. 마침내 인간의 고질병이 된다. 그러한 병을 고치는 특효약은 있다.

 

그것은 진실과 지혜라는 것이다. 지식과 지성은 사물을 알게 하지만 진실과 지혜는 자신을 먼저 알게 한다. 게다가 분수를 알면 좋은 것에 더 좋은 것을 더하는 것이다. 분수는 자신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돌이켜 반성할 줄도 알게 한다. 우쭐해 하는 것 보다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경우가 사람을 훨씬 더 영글게 하기에 그렇다.

 

진실은 사람과 사람을 믿게 하지만 거짓이나 숨김은 사람간의 믿음(信)을 깨뜨리는 고약한 독약이다. 진실과 지혜는 자신을 가늠하는 저울이며 잣대이다. 지식은 자신을 오만하게 부추기는 사탄의 성분이 있다. 그러나 진실은 천사의 나팔이다. 지식은 보험을 필요로 하는 옵션이지만 진실은 모두의 삶이 영원히 보장된 것이다. 진실의 조건은 옵티머(optima)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의 샘에서 솟는 맑은 영혼일 뿐이다. 이것이 곧 인간적 도덕률의 품성이 된다.

 

그러나 문학적 허구에도 또 다른 진실은 있다. 문학예술은 삶의 기쁨과 환희를 스스로 찾아내는 눈과 귀를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문학은 사람의 마음을 황홀경에 빠뜨린다. 황홀한 마음은 사랑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문학적 허구에서는 방탕이나 거짓을 호위하지 않는다. 그럴법한 일과 이야기로 최고의 선과 미를 세상에 진열한다. 노래를 읊고 춤을 추게 하는 것 또한 허구에서 얻어지는 진실이다.

 

소설이 다큐멘터리보다 진실이 덜하여 감동은 감하지만 소설 역시 진실을 진실로 갈망한다. 황금을 캐는 삽보다 진실을 말하는 몽당연필이 더 위대함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때문에 문학의 허구에도 반드시 진실의 열매를 매단다.

 

다만 인간의 진실이 예술이 추구하는 궁극적 낙원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경우는 종종 있다. 문학적 진실이 진흙에서 캐내는 진주라면 인간적 진실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다이아몬드다. 그러기에 인간적 진실은 예술적 진실보다 항시 우선한다.

 

문학적 진실은 행위적 희망이고 인간적 진실은 본성이다. 인간적 진실은 하늘이 해석하고 문학적 진실은 사람이 해몽하는 것이다. 문학적 허구에서의 진실이 자물통이라면 인간적 진실은 늘 열쇠가 된다. 거짓은 살을 찢지만 진실은 살을 아물게 하기에 그렇다. 인간적 진실은 사람을 만들고 문학적 진실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그래서 진실한 사람 옆에 가까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아늑하다. 인간의 진실은 마음에서 나오고 문학의 진실은 허구에서 나오는 아이러니다. 대게 믿음직한 사람은 진실만을 먹고사는 의로운 친구가 된다. 진실한 항구는 배가 정박하여 짐을 부리지만 거짓의 항구는 갈매기만 운다.

 

또한 진실한 귀는 새소리를 듣고 거짓의 귀는 소문을 듣는다. 말도 마찬가지다. 단 소리하는 입보다는 쓴 소리하는 입이 더 진실하며 정직하다. 거짓은 세상을 낚으려 들지만 진실은 결코 세상을 낚는 법이 없다. 진실은 세상을 먼저 키운다. 거짓은 화장하려 들지만 진실은 화장을 지우려 한다. 이것이 거짓과 진실의 분명한 얼굴이다.

 

인간적 진실이 사람을 그린다면 예술적 진실은 사람의 꿈을 그리는 것이다. 예술적 진실이 타이타닉호를 건조하였다면 인간적 진실은 빙하를 녹인다. 사람에게는 인간적 진실과 예술적 진실이 함께 있다. 그것은 바로 눈물과 땀이다. 눈물은 사랑이고 땀은 정직한 노동이다. 지나간 타이타닉호의 침몰은 산술의 벽이었으며 인간의 경계였다.

 

신은 인간의 노트에 불가능의 해법을 가르치지 않았다. 신은 아직도 인간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는다. 다만 그에 선물로 예술적 진실에 희망을 일러 주었다. 그러므로 인간적 진실과 예술적 진실만이 신을 감동시킬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안익수시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10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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