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누군가가 보고 싶어지고 그리워지는 계절

 

무더위와 장마가 지나가고 난 뒤 드높게 맑고 파아란 하늘이 벌써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음을 알려준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석... 아직 들판에는 벼가 이삭을 숙이지 않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민족 대이동의 명절인 한가위가 다가왔음을 느끼게 된다.

 

부산하게 움직이는 주변상황과는 달리 여러 가지 사정으로 자녀들과 연락조차 닿지 못하고 쓸쓸한 명절을 맞이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며칠 전 어렵게 생활하시는 가사·간병 대상자 댁을 방문하였다. 병마에 시달리며 홀로 또는 부부만 외로이 생활하시는 모습에서 젊은 시절의 용기와 기백은 다 어디로 갔는지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사람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그리도 반가워할까.

 

의정부보훈지청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국가유공자들을 위하여 16명의 보훈도우미를 매일 지역별로 파견하여 목욕, 청소, 간병서비스를 제공한지도 벌써 2년이 훌쩍 지났다.

 

처음에는 낯선 사람에게 자신의 몸을 맡기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거부하던 어르신들이 이제는 보훈 도우미를 딸처럼 며느리처럼 의지하고 기다리신다. 그만큼 누군가의 손길이 그립고 말벗이 필요했던 것이다.
누군가가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이 가을... 그 분들의 외로움을 조금이라도 달래드리기 위해 직원들이 성금을 모아 추석 송편을 빚어 다시 한번 찾아뵙기로 하였다.

 

잊지 않고 찾아주는 보훈 도우미들이 있어 더 이상 외롭지 않다는 그 분들 말씀에서 우리는 보람을 느끼며 또 다른 분들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