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생태도시의 조건15] 포천시가 경관생태학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공명수 교수( 대진대학교 영문학과)

 

우리는 포천의 미래상에 대해 “아직 개발이 되지 않아 원점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거나 “이상적인 자연도시를 건설할 수 있다”고 종종 말한다. 이러한 담론은 요즘 매스 미디어를 통해 거론되는 명품도시의 조건에 맞추어 생각해 보면 얼마든지 긍정적인 해답이 나올 수 있다.

 

“이상적인 자연도시를 원점에서 다시 건설하자”는 담론과 명품도시에 대한 욕구를 경관생태학에 합목적적으로 접목시킨다면 우리지역은 단순히 명품도시에 머물지 않고 이상적인 자연도시를 현실 속에서 얼마든지 실현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명품도시 건설계획을 경관생태학의 조건에 기본적인 바탕을 두고 우리가 접근한다면 포천의 차별화된 명품도시가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긴다.

 

 먼저, 우리는 갖가지 이질적인 요소들이 저마다 아우러져 있는 생명력의 공간을 포천이 내세울 수 있는 명품도시의 입지조건으로 활용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이 같은 주장은 150만평 이상의 신도시 건설계획에 골몰하고 있는 지역 행정가들 및 정치가들이나, 혹은 서울의 강남지역과 같은 명품도시 모델의 환상에 젖어 있는 일부 지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터무니없는 헛소리로 들릴지 모른다.

 

 

이들은 150만평 이상 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하면 우리지역에 인구흡인 요인이 작용하여 포천지역이 규모적인 측면에서 확장되고, 여기에다 인구증가 요인이 발생하면 전철과 같은 대중교통 인프라의 유치가 용이해져 우리지역이 지금보다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이라는 대도시와 인접한 곳에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는 포천이라는 지역을 다른 도시와는 차별화된 명품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본다면 기존의 신도시 개념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우선 우리는 어떤 지역이든 명품도시를 선택할 입주민들의 보편적인 취향과 기호를 미래지향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지금 현대인들은 획일화된 콘크리트 문화에 모두 지쳐 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모두가 문화적 욕구와 교육적 인프라만 갖추어 진다면 한적한 시골의 전원이 있는 공간 속으로 모두들 도피하고 싶어 한다. 심지어 이-메일이나 유비쿼터스 같은 첨단 전자매체의 일상화로 인해 전문직에 종사하는 직장인들도 앞으로 직장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출근하고 일상적인 업무를 도심에서 벗어난 한적한 시골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앞으로 지구촌이 국가와 국가의 경계를 허물고 범세계적으로 글로벌화 되면 될수록, 각 지역 공동체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이 더욱 더 현대인들의 주요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지구촌이 점점 더 글로벌리즘과 로컬리즘이 함께 결합되는 글로컬리즘(세계화와 지역화의 접목) 형태를 취한다고 하겠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전통과 현대, 도시와 전원, 인간과 자연이 상호 호혜적인 관계 속에 절충된다는 점에서 포천과 같은 지역은 앞으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삶의 의미 있는 장소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포천은 후기산업사회의 미래지향적인 삶의 장소로서 다른 어떤 도시보다 전원과 도시를 조화시킬 수 있는 입지조건을 적절히 갖추었다. 이미 그것의 개념을 정의했듯이, 경관생태학에는 이질적인 생물군들이 각기 다양한 차이를 형성하도록 적절히 배열하는, ‘공간적 차원에서의 생태계의 유기적인 연결망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경관생태학은 인간의 지속 가능한 현명한 토지 이용과 공간적 요소 사이에 생태학의 유기적인 원리를 접목시키는 명품도시 계획에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다. 경관생태학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도시든 그 도시가 갖추고 있는 시간과 공간과의 밀접한 관계성이 중요한데, 우리는 대도시 경계지점에서나 볼 수 있는 도시인들의 갖가지 삶의 애환이 살아 숨쉬고 있는 야생자연을 이제 우리의 삶의 공간 속으로 끌어들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경관생태학의 측면에서 포천의 이상적인 명품도시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면, 그 규모는 최소한  50만평은 넘지 않는 촌락이면 좋다. 10만평 이하의 일종의 마을 규모의 촌락이 20곳 정도 형성되어, 각 촌락마다 나름대로의 특성을 갖추고 유기적인 생태적 띠를 형성하고, 논밭을 포함하여 토지이용과 각종 생태식물을 행정적으로 철저히 관리한다면, 포천은 다른 어떤 지역보다 차별화된 명품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아니면, 아주 파격적으로 50만평의 규모에 소형 골프장을 만들고 그곳의 주요 길목에 다양한 형태의 건축기법으로 집을 짓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미 100가구 규모의 마을에 바로크 양식이나 고딕 양식을 포함하여 10가지 이상의 다양한 건축기법에 따라 집을 짓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관생태학 개념이 적용되고 있는 미국의 플로리다나 시카고의 생태 공동체의 예를 우리는 철저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제, 포천은 경관생태학의 개념에 입각하여 현대인들의 미래지향적인 휴식공간이자 삶의 공간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생태 공동체를 소규모 단위로 곳곳에 만들어야 한다. 포천의 명품도시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파격적으로 차별화 되어야 한다. 이것이 포천이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