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신체를 하나하나 열어보면 오묘하고 신비롭지 않은 곳이 없다. 참으로 경이롭고 한없이 소중하다. 늘 숨어 있는 몇 곳이 맨 날 궁금하기는 하지만 더러는 밉기도 하다. 가끔 숨어 있다가 돌연 가출을 하여 말썽을 부리기가 일쑤지만 그것의 수고 때문에 살맛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손을 참 소중히 여긴다. 손처럼 말을 잘 듣는 것도 드물다. 쥐라면 쥐고 펴라면 편다. 게다가 한 번 움켜 쥔 것은 머리가 지시하기 전에는 절대로 놓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것은 일어섰다가도 주저앉으면 다시 일어나라 생각이 애걸을 해도 금방 일어서지 않는다. 살을 뚫는 엄청난 힘을 갖고 있지만 고집도 대단하다. 사람은 손으로 밥을 먹는다. 사람은 손으로 편지를 쓴다. 사람은 손으로 사랑을 한다. 사람은 손으로 욕망을 감상한다. 손처럼 부지런하고 정직한 일꾼은 없다. 세상에 난 사람은 주먹이나 손바닥을 지혜롭게 사용해 왔다. 교향악단의 지휘자도 주로 손으로 지휘를 한다. 손으로 심고 손으로 거둔다. 손으로 주고 손으로 받는다. 손으로 따고 발로 뛴다. 손의 역할이 어디 이뿐이겠는가. 세상의 전쟁과 평화도 손이 책임을 진다. 세상을 열고 닫으며, 허물고 구축한다. 또한 신체의 발과 손은 여지없는 환상의 콤비다. 손과 발이 각각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항상 가까이 있다. 산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손과 발이 필연적으로 합력하고 동력하지 않는가. 또한 손의 젓가락질은 얼마나 놀라운 기능인가. 아니다. 그것은 생각의 공학이며, 예술의 극치이기도 하다. 사람의 몸짓은 여러 갈래다. 손짓은 부정에 대한 항거와 저항의 움직임이지만 때로는 화합과 화해의 표상이 되기도 한다. 항상 손짓은 선한 것을 찾아 곧잘 사냥을 떠난다. 그래서 손가락질 받는 사람은 사회의 보편적 가치기준에 온당치 않거나 괘도 이탈자로 지목된다. 반대로 발길질은 진리와 자유를 핍박한다. 발짓은 손짓을 따라가며 시간의 흔적을 새기고 손은 그 역사를 기록해 왔다. 그래 불행한 시대에는 손에 수갑을, 발에는 족쇄를 채웠다. 손짓은 미래의 비전을 가르키며 태양을 따라 삶의 원리를 안내하고 인간의 길을 지시한다. 발은 그 해답을 새긴다. 발은 땅을 밟고 살지만 손은 하늘을 따며 살아간다. 이 땅의 장인들 역시 대다수가 손으로 작품을 한다. 항상 손과 발이 함께 갈 때 꽃과 나비도 화목하고 밤이 즐거우면 아침이 상쾌함과 같다. 손과 발이 따로 놀면 육신의 행동은 변태가 되고 타락을 한다. 결국 인간 문화가, 아니 인간의 예술이 실패작이 된다. 이처럼 손과 발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행이어야 한다. 그래서 인간은 신이 창조한 최고의 걸작품임에 반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사람의 예술은 자아 성찰이며 인간탐구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