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전 경우(石田 耕牛)’ (함경도) ‘산림 맹호(山林 猛虎)’ (평안도) ‘춘파 투석(春波 投石)’ (황해도) ‘경중 미인(鏡中 美人)’ (경기도) ‘암하 노불(岩下 老佛)’ (강원도) ‘청풍 명월(淸風 明月)’ (충청도) ‘풍전 세류(風前 細柳)’ (전라도) ‘송죽 대절(松竹 大節)’ (경상도) 태조 이성계가 즉위 초에 정도전에게 팔도 사람을 평(評)해 보라고 명(命)하자 정도전은 위와 같이 대답했다한다. 학자들의 견해가 각기 다를 수 있겠지만 ‘돌밭을 가는 무직한 함경도인’,‘산 속에 사는 사나운 호랑이’,‘봄 물결에 돌 던지기’,‘거울에 비친 미인’, ‘바위 아래 있는 부처’, ‘맑은 바람과 밝은 달빛’,‘바람에 하늘거리는 가는 버드나무’, ‘소나무 대나무 같은 절개’ 라고 직역할 수 있다.(有譯) 정도전은 태조 이성계의 고향이 있는 함경도를 평하지 않자 어서 말해 보라고 재촉했다. 이에 “함경도 사람들은 ‘니전투구(泥前鬪拘)’이옵니다.→(진흙 밭에서 싸우는 개)”라고 대답하자 태조가 ‘니전투구’라는 말을 듣고 얼굴색이 붉어지자 정도전이 재빨리‘석전 경우’라고 바꿔 말하니, 비로소 태조의 기분이 누그러졌다 한다. 물불을 가리지 않고 진흙 밭에서도 싸우는 개가 얼른 돌밭을 가는 무직한 소가 되었으니 태조의 마음을 헤아릴만하다. 씩씩하고 용감한 평안도 사람, 잔잔한 파도의 아름다운 여물, 똑 소리 나게 경우 밝은 경기도 사람, 순진하고 착한 강원도 사람, 정직하고 깨끗한 충청도 사람, 간드러지게 판소리 한 마당 부르는 예인(藝人) 전라도 사람, 송죽같이 의리와 절개를 존중하는 경상도 사람 등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대학 시험 문제로 자주 출제되었던 생각이 난다. (‘팔도 평’이나 ‘독립선언서’를 모르면 대학 1학년 불합격(?)) 6.25 전쟁은 많은 도색(道色) 평(評) 명(名)을 낳았다. 북에서 내려 온 월남 동포를 38선을 넘어 왔다고 하여 ‘38따라지’라고 평하기도 하고 외국 나들이 하다가 한국을 평하기를 ‘엽전’이라고 비하하기도 하였다. 호남 사람들을 비하하는 글인 ‘하와이 근성’이란 글을 ‘대중잡지에(야담과 실화)’썼던 소설가 조영암은 구속되어 5년 징역을 꼬박이 살고 혼쭐이 나고 감옥에서 나와 설악산 권금성 동굴에서 참선과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점술(占術)을 익혀 점쟁이 노릇을 하며 다녔다. ‘하와이’란 6.25전쟁 통에 ‘광주’를 호출하는 암호 무선호출 기호인데 엉뚱하게도 예인(藝人) 들의 고장 호남인들을 비하하는 글의 제목으로 쓰다니.......그렇다면 내 고향 포천의 인물평(人物評)은 무엇일까?‘조경산우(朝耕山牛)’라면 잘못일까? 2.3대 국회의원 윤성순 박사의 별명은‘왕방산 소’였다.(인물계 1955년판 참조) ‘노는 사람 없는 고장’, ‘아침 먹기 전 하룻일의 반을 일하는 일꾼’,‘거지 없는 마을’이란 평(評)이 내 고향의 정평(定評)이기도 하다.(50년대 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