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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국인의 멋 1

“외형미는 선과 색, 정신미는 가락과 춤, 문학 및 언어의 특질로 압축”
정동화 박사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7월 21일


1.멋이란
요즘 우리사회에 한국적인 것이 사라져 가고 있다. 전통도 역사의 뒤안길에 버려진 돌맹이만도 못한 대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깊이 생각해 볼 겨를도 없다. 빠른 인터넷 앞에 속수무책이 된 한국인의 멋을 되새기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찾고 바른 길을 가기 위함이다. 이 글은 전 재경포천시민회장으로 활동한 정동화 박사의 특별 기고문이다.(편집자주)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까지도 한국 여인의 짧은 저고리와 긴치마, 거기에 드리워져 바람에 나부끼는 옷고름이나 뾰족하게 솟아오른 외씨버선의 콧등, 포물선을 그리며 하늘을 향한 기와집 추녀 등의 곡선미에서 한국의 ‘멋’을 예찬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개념은 사람마다 달라 풍류, 미의식(美意識), 운치, 여운, 파격 등 여러 가지 말을 쓰고 있다.
그렇다면 ‘멋’이란 무엇인가? 이에 대해 조윤제, 이희승, 조지훈 씨 등의 주장이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멋’이 ‘맛’에서 연유됐다고 하는 점에서 일치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맛이라는 협의의 미각 개념에서 보다 복합적이고 추상적인 광의의 감각 개념으로 의미 영역의 확대에 의해 파생된 용어이다.
이에 대해 최하림 씨는 조지훈 씨의 주장에 곁들여 “멋이란 미(美)와 비슷한 내용이면서도 이미 미적 가치 판단이 내려진 뒤에 사용되는 개념이며, 하나 이상의 자연물이 모여서 조화를 이룩하거나 인간의 창조물 또는 인간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정신미의 성격이 있음을 간과할 수 있다.”고 하여, 미적 개념임을 전제한 후 그 미(美)의 복합적인 조화미를 강조했을 뿐 역시 미의 개념에서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인 리처드 러트 주교는 ‘멋’이라는 용어가 영어에는 없는 한국어에만 있는 것으로 전제한 후 “멋은 아름다움도 아니고 산뜻한 것도 아니고 풍치스러운 것만도 아니지만 이 여러 가지 개념과 관련해서 무슨 매력을 풍기는 것” 이라고 규정짓고 있다. 확실히 리처드 러트 씨의 말과 같이 ‘멋’은 미(美)와는 별개의 개념으로, 그보다는 보다 복합적이고 추상적인 광의의 개념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그 사람 멋있다.”거나 “그 집 멋있다.”고 할 때 아름답다는 의미 이상의 어떤 매력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멋’에 대해 일찍이 조지훈 씨는 다음의 의미, 즉 첫째 재미 또는 흥취, 둘째 조화, 셋째 분별(규격과 사리에 통해야 한다), 넷째 세련, 다섯째 자유 방종이 격에 맞는 열락(悅樂).......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하고, 이 밖의 ‘멋’의 내용으로서 비정제성, 다양성, 율동성, 곡선성 등을 들고 다시 표현미로서 원숙미, 왜곡성, 완롱성(玩弄性), 무실용성 등을 들은 바 있다. 확실히 조지훈 씨는 ‘멋’의 복합적이고 추상적이며 광의의 개념을 잘 지적하고 있다. 그러니까 여기서 확실한 것은 ‘멋’이 미의 가치 판단을 전제한 개념이므로 미가 중추적 개념이기는 하나 거기에 흥취나 해학, 여유나 운치, 장난, 여운 등이 첨가되어 생기는 변화나 파격 등에 의한 ‘개성미’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본래 ‘미’가 조화를 전제로 하고 ‘멋’도 미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조화미가 다 같이 필수 조건인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고 이 공통점 때문에 미와 멋이 혼동된다고 본다. 그러나 ‘멋’이 미보다 더욱 다양하고 복합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중용적 조화가 더욱 강조되고 요청되는 점이 다르다고 본다. 그러나 ‘멋’과 미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미의 중용적 조화미를 초극한 이른바 ‘초중용적 조화미’다. 즉 ‘멋’은 미의 단순한 조화미보다 비정제, 다양, 왜곡, 파격, 변화, 운치, 여백, 여운 등이 첨가된 한층 높은 차원의 원숙미요 세련미다. 그리고 미를 전제로 한 ‘멋’도 미와 같이 무실용성 적 의미를 띤다. 나는 이러한 멋을 한마디로 ‘원숙한 개성미’로 규정하고 싶다. 그러니까 ‘멋’이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중용적인 조화를 초월하지 않은 것은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특질을 지니고 있는 ‘한국인의 멋’은 어떤 것인가? 나는 한국인이 창조한 조형 예술품인 옷, 건축, 청자, 그림 등의 외형미와 음악, 무용, 문학, 언어 등의 내재적인 정신미(심성미)로 구분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그러나 이 들의 결과는 결코 별개의 것이 아니라 표리적 관계에 불과한 것으로, 외형미까지도 한국인의 깊은 내면에 깔려 있는 정신미의 발현이며 그러나 까닭에 이 둘의 특성은 근본적으로 같을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그리하여 외형미는 선과 색, 내재적인 정신미는 가락과 춤, 문학 및 언어의 특질로 압축된다. 이러한 선과 색, 가락과 문학 및 언어의 특질에서 추출되는 공통분모 적인 특질을 바로 우리 민족의 ‘멋’으로 규정하고자 한다.
정동화 박사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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