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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칼럼] 상징과 은유


안익수시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7월 10일


다리(橋)의 의미는 깊고 심상(心象)하다.
인간은 다리를 놓아 이쪽과 저쪽을 왕래하지만 결국은 나누어지는 비극을 내포하는 것이고, 자신의 영역에서 제 밥그릇 챙기기에 항상 숨이 차다.
강남과 강북도 한강다리를 두고 구분한다. 보통 사람들은 작별 인사를 할 때 다리를 앞에 두고 손을 흔들어 보내거나 마중을 나갈 때도 다리 앞에서 서성거려 기다린다. 한편 ‘돌아오지 않는 다리’도 있다. 그래서 다리는 이별의 장소이자 때로는 만남의 장소가 된다.
인간은 물 위에 놓는 것을 다리라 이르고 길 위에 놓인 것을 육교라 한다. 다리는 물에 닿아 있으며 육교는 땅에 서 있다. 지금까지 다리나 육교가 교통수단으로써의 의미보다는 경계의 목표가 더 강조된 듯 싶다. 물 위의 다리가 인간의 진실한 소통이 되었을 때는 세상은 평화로웠으며, 탱크와 군화발이 지나갈 때나 바리게이트 검문이 삼엄할 때는 민주와 자유가 여지없이 구속당했다. 이처럼 늘 다리는 비둘기와 더불어 평화의 상징이자 전쟁의 은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리가 희생을 표방하는 이유는 또 어디에 있을까. 과연 누가 이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는가. 치밀한 역학 구조와 문명의 이기(利器)로 표현된 가장 화려한 건축이 다리라면, 사람의 가슴으로 빚은 최고의 건축은 인간이다. 그래 사람이 곧 희망이라 했다. 사람이 다리를 처음 건널 때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리라 막연히 기대한다. 이처럼 사람과 세상을 잇는 것도 다리며 사람과 사람을 떼어놓는 것도 다리다. 그래서 다리는 시간의 빗장이자, 문화적 자물통이다. 다리는 자물쇠 구멍이 두 개다. 이쪽에서 채우면 저쪽도 잠기고 저쪽에서 풀면 이쪽도 열린다. 두 개의 열쇠가 다르지만 같은 거다. 다리는 같이 닫히고 함께 열린다. 다리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통로이자, 생명의 혈관과 같다.
육신의 다리로 건너는 다리가 있는가 하면, 상상의 고리로 연결하는 마음의 다리(인간의 다리)가 한층 위대하며 더 절심함을 요구한다. 그러면 누가 인간을 위한 어깨가 되며 인간의 다리가 되는가. 누가 제 육신을 작신 짓밟고 사람이 건너가게 한 적이 있는가. 거리의 종이컵 속에 태우는 촛불의 행렬이 다리가 되기보다는 자신의 붉은 피에 심지를 박아 언제 한 번 활활 태워 보라. 비로소 무엇이 인간의 다리인가를 안다.
이해와 용서와 양보로 서로서로 끌어안고 오로지 아름다운 꿈을 향해 화목한 발걸음을 옮길 때 인간의 진정한 다리가 놓아짐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다리의 상징과 은유가 이 땅에 오래오래 펄럭일 것이다.
시(詩)의 상징과 은유도 여기에 있다.

안익수시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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