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초반 인기 있었던 팝송 중에‘헬로 미스터 몽키(Hello Mr. Monkey)’라는 노래가 있다. 여성 3인조 그룹 아라베스크(Arabesque)가 불러 오랫동안 인기차트에 머물렀던 이 노래는 2001년에 우리나라의 왁스가 리메이크해서 또 한 번 커다란 인기를 모았다. 왁스가 리메이크한 ‘머니’라는 노래는 원곡의 가사를 버리고 새로운 가사를 붙였는데 그 중에서 ‘뭐니 뭐니 해도 돈(머니, money)이~’라는 노랫말이 요즘 같은 사회분위기에서는 더욱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강원랜드 카지노에서부터 경마, 각종 복권 그리고 인터넷 도박 등 우리 사회는 어느덧 도박이 우리의 생활에 가깝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랜드 카지노의 경우 종합리조트로 성장, 발전하면서 낙후된 폐광지역의 발전에 선봉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의 소득증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복권의 경우도 복권판매로 조성된 기금 중 70%이상이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사업,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지원사업 등에 사용되고 있다. 스포츠 토토에서 조성된 기금도 체육진흥기금과 각 경기단체에 지원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순기능은 사회 요소요소에 커다란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도 하지만 도박중독으로 인한 가사탕진과 가정해체, 더욱이 인명손실이라는 역기능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도박은 성인들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을 암울한 미래로 떨어트리는 마약처럼 작용하고 있다. 사실 지금도 도박으로 인해 인생파멸을 맞는 사람들이 사회뉴스에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한다. 우리의 인생이 연극이나 영화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도박에만 빠져 있던 사람들이 회개하고 새로운 인생을 찾는 해피엔딩이 드라마에만 있을법한데 그런 사람들이 인생반전과 함께 사랑까지 얻는 스토리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대리만족으로 연극이나 영화를 보는 것일까? <아가씨와 건달들>은 도박에 빠진 건달들과 그들과 사랑에 빠지는 평범한 여자들이 주인공인데 이 작품은 뮤지컬 역사상 손꼽히는 명작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재공연 되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수많은 기록을 수립하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데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건달들이 일으키는 유쾌한 내용으로 공연되자마자 전설이 되었다. 쾌락을 즐기는 최고의 도박꾼 ‘스카이’ 와 영혼 구제에 인생을 바친 구세군 ‘사라’ 와의 사랑이 코믹하고 경쾌하게 그려지고 있으며, 사랑과 결혼을 꿈꾸는 쇼걸 ‘아들레이드’ 와 도박꾼인 ‘낫산’ 등이 어우러져 밑바닥 인생에 대해 따스한 시선을 유지하며 희극적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1950년 초연당시 브로드웨이에서만 3년이 넘게 공연되어 1,201회라는 경이적인 공연기록을 수립했고 1951년에 최우수작품상을 포함해 5개의 토니상을 거머쥐었으며 현재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자주 공연되어지는 황금 레퍼토리중의 하나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 자주 공연될 정도로 인기가 있는데 밑바닥 인생들을 다룬 작품이지만 재미있고 친밀감 넘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즐겁기 때문이다. 음악과 가사 모두를 담당한 프랭크 로서(Frank Loesser, 1910~1969)는 이 작품으로 일약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뉴욕에서 오랫동안 주사위 도박을 운영해 오고 있는 낫산은 약혼녀 아들레이드에게 도박생활을 접고 결혼해서 정착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렇지만 도박계의 큰손인 스카이가 나타나자 다시 도박에 빠져들고 스카이를 만족시킬만한 판을 만들기 위해 돈을 마련할 작정으로 스카이와 먼저 내기를 한다. 스카이가 도덕적으로 중무장된 구세군 소속의 사라를 데리고 쾌락의 도시 하바나에 다녀올 수 없다는데 돈을 건 낫산은 스카이가 흔쾌히 승낙하자 쾌재를 부른다. 스카이는 사라를 하바나에 데려가기 위해 거짓말로 그녀의 선교부흥회에 데려갈 건달들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하고 술을 탄 음료를 먹여 하바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결국 내기에는 이겼지만 스카이는 사라를 사랑하게 되고 사라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큰 도박판을 벌여 도박꾼들을 이긴 뒤 그들을 데리고 선교부흥회에 참석한다. 스카이는 사라와 결혼을 하고 낫산도 도박을 포기하고 아들레이드와 함께 합동결혼식을 올린다. <아가씨와 건달들>은 가사가 중요한 뮤지컬이다. 인물들의 개성을 전달하기 위해 기존의 뮤지컬 코미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가사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많은 뮤지컬의 명작들이 그렇듯이 <아가씨와 건달들>도 노랫말 대부분이 세련되어 있고 재치가 있으며 매력적이다. 가사가 인물의 행동과 성격을 진전시키고 있으며 분위기를 형성한다. 일례로 오프닝 넘버에서 경마에 이기는 방법을 노래하고 주사위도박을 하면서도 여자들에 대한 영향력을 이야기 하는 장면이라든지 좌절감에 생긴 비염으로 고통스러워하며 낫산이 자신과 결혼하지 않는 것에 대해 한탄을 하는 장면 등은 작품 속에 완전히 녹아들어 노래만을 따로 떼어 들어본다면 그 맛이 공연을 볼 때보다는 조금 떨어지게 된다. 극중 스카이와 건달들이 부르는 “행운의 여신이여(Luck Be a Lady)"와 ”아들레이드의 탄식(Adelaide"s Lament)" 그리고 스카이와 사라가 부르는 “전에는 사랑에 빠져본 적이 없어요(I"ve Never Been in Love Before)" 등은 지금도 애창되고 있는 곡이다. 1950년대는 브로드웨이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완성도 높은 뮤지컬 플레이가 양산되었던 시대였다. 그 첫 시작을 화려하게 열어준 <아가씨와 건달들>은 대중들의 도박과 사랑에 대한 호기심과 대리만족을 충족시켜주는 유쾌한 뮤지컬이라 할 수 있다. 1955년에 영화버전이 개봉되었는데 마론 브란도(Marlon Brando)와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그리고 진 시몬즈(Jean Simmons)와 비비안 브레인(Vivian Blaine) 등의 호화캐스팅으로 관심을 모았으며 현재 우리나라에 DVD로 출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