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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칼럼] 동그라미의 이미지


안익수시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6월 30일


세상에서 원을 그리는 일만큼 재미나는 일은 없다. 운동장의 굴렁쇠 자욱은 동심이 되고, 잔디밭에 앉아 손수건 돌리는 짜릿한 긴장감이 즐겁고, 어둠을 돌리는 쥐불놀이 역시 신이 나며, 새벽녘 샘물에 살을 담가 물결을 일으키는 것은 정말 꿀꺽할 일이다.
가난한 노래를 찧던 맷돌 돌아가는 소리는 지금도 정겨운 고향편지다. 도는 것은 항시 제 자리를 기억하기 마련이다. 개새끼가 환한 전신주 밑에 오줌을 싸는 것도 다시 돌아오기 위한 원의 표시다. 시간의 흐름은 점에서 시작하여 원을 그린다. 네모난 시계도 바늘만큼은 원을 그린다.
인간이 사용하는 이동한 흔적은 원이 변형되어 네모가 되고 삼각형이 된다. 원이 변형되고 변질되어 갈 때, 긍정에서 부정이 되고 이성과 감성의 충돌이 일어난다. 그래서 모든 진행은 원이 이동한 거리며 의미다. 땅덩어리는 자전하며 공전하지 않는다.
여행과 문학기행도 사람이 원을 그리며 이동하는 것이다. 사람의 모든 생각 역시 점에서 시작하여 결국은 원이 된다. 시작과 끝이 그러하고 출발역과 종착역이 그러함이다. 그러므로 삶은 원을 그리는 줄넘기며 들판을 도는 달리기다. 흔히 말하기를 성한 것이나 미친 것이나 돈 것은 돈 거다. 성한 것도 돌고 미친것도 돌기는 마찬가지다. 모든 인간관계가 같이 돌면 돈 것이 아니라 율동이 된다. 같이 돌면 다른 모습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다만 하나는 삼각형을 그리고 다른 하나는 네모를 그릴 때 더 큰 사회적 문제가 발생된다.
그러므로 인간사 싸움의 화해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인간의 최고의 선(善)은 점이다. 오점을 남기지 말라는 말이 바로 그 말을 두고 하는 것이 아닌가. 빛은 등을 빛살로 두드리고 소리는 귀를 맴돈다. 그래서 빛보다는 소리가 부드럽다. 사과는 손으로 따지만 밤송이는 장대로 턴다. 둘 다 둥글지만 성질이 다르다는 얘기다. 왜 공을 네모나게 만들지 않고 둥글게 만들었는가가 그 의미를 풀어주는 말이다.
세상에는 네모난 사람이 있는가하면 삼각형의 사람의 있고 둥그런 사람이 있다. 그래서 인간관계는 복합된 갈등의 관계인 것이다. 모든 세상사 다 같이 원을 그리면 참으로 좋은 거다. 둥그런 병은 손안에 부드럽게 잡히지만 네모난 병은 손바닥에 닿아 공간을 만드는 이치와 같은 거다. 어느 날 화개장터에 가보니 사람들은 원을 그리며 살더라. 네모난 지폐를 세기보다는 동그란 동전을 먹고살기에 그렇더라. 다시 말하면 경기장도 마찬가지다. 네모난 경기장 보다는 원형 경기장이 훨씬 인간적이다. 회의장도 그렇다. 네모난 회의석이 권위적이라면 원탁 회의석은 우호적이다. 화친을 위해서는 항시 함께 둘러앉자는 주문을 한다.
이처럼 원의 근본적 속성은 화해이며 화친이다. 그래서 네모난 집보다는 에스키모의 이글루(igllo)가 따뜻하고 몽골인의 집 우르(천막집) 역시 화목하기 쉽기도 하다. 얼마나 가족을 하나로 동여매는 원의 공간인가.
지난 시간 한 바퀴 돌고 온‘포천문예대학 문학기행’또한 아름다운 동그라미를 그린 시적 상상의 형상화가 아니던가. 정공채 님이 거기에 있었고 이병주님이 그 자리에 있으며 박경리님이 그 곳에 있었다. 그리고 섬진강은 흘렀다. 네모난 관광버스는 바퀴를 돌렸고 사람의 상상(想像)은 또 원을 그렸다.

안익수시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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