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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이야기 53-암울한 교육 현실과 피노키오의 죽음(2)


윤우영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6월 20일

뮤지컬 애니메이션 <피노키오>를 보면 이런 노래가 나온다. 피노키오의 양심으로 나오는 귀뚜라미가 피노키오에게 불러주는 노래이다.
"요정이 말했지. 언제나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고. 피노키오, 진짜 소년이 되고 싶지? 세상은 유혹이 가득해. 그렇지만 언제나 양심에 따라 행동해야 해. 유혹에 빠져 마음이 흔들릴 때도 올바른 길로 가다 미끄러질 때도 휘파람을 불어. 내가 도와줄게. 휘파람이 안 되면 이름을 불러."
그렇지만 피노키오는 유혹에 넘어간다. 학교에 가는 피노키오를 여우와 고양이가 꼬드겨 배우를 만들어주겠다고 하면서 피노키오를 팔아넘긴다. 여우가 노래한다. ?학교에 간다고? 성공의 지름길이 있는데 모르는구나. 연예계를 모른단 말이야?? 연예계가 뭔지도 모르는 피노키오. 단지 사람들이 웃고 박수를 쳐준다는 것이 좋을 뿐인 피노키오. 결국 돈과 인기가 뭔지도 모르는 단순한 피노키오는 자기가 속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순간 요정이 나타나 피노키오의 잘못을 일깨워주고 아버지에게 돌아갈 수 있게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유혹에 빠진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극적인 순간처럼 요정이 나타나줄 수 있는가. 양심이 뭔지 유혹이 뭔지 가르쳐주고 끌어줄 수 있는 교육환경이 구축되어 있는가. 유치원에서부터 시작되는 과도한 교육 열기는 결국 아이들에게 학교성적과 특정 고등학교와 대학에 대한 강박관념만을 심어주고 있다. 물론 인성교육을 중요시하는 유치원과 학교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당국과 교사의 힘만으론 역부족일 수 있다. 돈과 인기가 뭔지도 모르는 피노키오처럼, 그 댓가가 뭔지도 모르는 피노키오처럼 우리의 어린아이들도 많은 유혹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이미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국어를 떼고 기본적인 영어와 한자도 익힌 아이들이 학교 공부에 재미가 있을 턱이 없다. 그런 아이들이 학교보다는 좀 더 재미있는 것을 갈구하고 그걸 찾아 배회하는 것은 가슴 아프지만 당연한 일일 것이다. 잘 알려진 동요 "피노키오"를 들어보면 가사가 황당하기도 하지만 요즘 세태를 잘 반영한 동요라고 생각된다.
"꼭두각시 인형 피노키오 나는 네가 좋구나. 파란 머리 천사 만날 때는 나도 데려가 주렴. 피아노 치고 미술도 하고 영어도 하면 바쁜데, 숙제도 많고 시험도 많고 할 일도 많아 바쁜데, 학교 다니고 학원 다니고 독서실 가면 바쁜데, 너는 언제나 공부를 하니 말썽장이 피노키오야. 엄마 아빠 꿈속에 오늘밤에 나타나 내 얘기 좀 잘 해줄 수 없겠니. 먹고 싶은 것이랑 놀고 싶은 놀이랑 모두 모두 할 수 있게 해줄래. 먹지 마라, 살찐다, 하지 마라, 나쁘다, 그런 말 좀 하지 않게 해줄래."
이 노래의 작사가는 가사의 내용보다는 단순히 아이들이 동요를 배우면서 사고능력과 정서적인 발달을 생각하면서 가사를 만들었겠지만 다분히 요즘 아이들의 생각을 잘 반영한 내용이다.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어온 학원화된 교육과 시험과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가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우리의 아이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새로 출범한 정부는 그 어떤 당면과제보다도 우선해서 교육에 관한 과감한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본다. 정부가 바뀌면 매번 교육정책이 달라지듯이 당장 눈에 보이는 근시안적인 정책이 아니라 이런 심각한 문제를 이슈화시켜 장기적으로 공론화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악습중의 하나가 시간이 지나면 쉽게 잊어버린다는 것인데 이번에 노출된 교육문제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비단 대구 초등학교 성폭력 사건뿐만 아니라 노출되지 않은 많은 문제들이 우리 어린아이들에게 산재해 있다. 피노키오 원작처럼 우리의 아이들이 선량하지 못한 외부 유혹에 의해 피노키오처럼 죽어갈 수도 있다. 아니 지금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비참하게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그렇게 서서히 숨이 끊어져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뮤지컬 애니메이션 <피노키오>는 1940년에 두 개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오리지널 스코어와 주제가상이다. 주제가 ?별님에게 기도할 때(When You Wish Upon A Star)"는 개봉 후에 곧바로 인기를 얻었는데 그 주제가의 가사처럼 적어도 우리의 아이들이 별을 보며 소원을 빌면 간절히 소망하는 것이 모두 이루어지면 좋겠다. ?아름다운 꿈이라면 별님과 함께해요. 별님에게 소원을 빌면 모든 게 이루어질 거예요.? 엄마 손을 잡고 광화문에 나와서 그 고사리 같은 손에 촛불을 밝힌 어느 아이의 소망처럼 별님과 다름 아닌 파란요정이 등장하는 해피엔딩이 기다려지는 것이다. 완결판 피노키오의 해피엔딩과 같이 파란요정이 우리의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지 기원해 보며 그 요정은 정부뿐만 아니라 곧 우리 모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윤우영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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