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명제 순환(循環), 종이에 혼합재료, 75x51cm, 2007
글/ 강구원(화가,계간버질주간 ) 후기인상파의 한사람인 세잔은 그의 고향 뒷산을 그리면서 그동안 수많은 화가들이 보물처럼 여기던 원근(색채, 투시도법)법에 의한 자연의 묘사를 과감히 벗어 던지고 시점의 평면화를 추구한다. 이는 한 화면 안에서 여러 개의 시각의 초점을 두어, 풍경을 한 방향에서만 보고 있다는 느낌을 제거해 버린 것이다. 이로서 20세기 미술은 새롭고 끝없는 항해를 자유롭게 하게 된다. 즉 세잔의 자연과 사물을 바라보는 눈은 캔버스가 평면이라는 점을 새롭게 확인시켜준 계기가 되었다. 선은 형상을 만들고 형상은 의미를 부여한다. 망사를 깔고 헤라와 나이프로 자연스럽게 다진 화면이 한옥 벽면을 만들듯 정성스럽고, 손으로 만지고 싶은 충동을 일게 한다. 물고기, 여인의 가슴과 유기적인 곡선이 어우러져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난다. 청색 묘선으로 드로잉한 선의 자유로움이 소슬바람을 일게 한다. 군데군데 황색의 번짐과 푸근함이 오랜 시간과 친근함을 대신한다. 이는 자칫 청색과 청회, 흰색으로 이어지는 다분히 현실적인 삭막함을 온화한 정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갖는다. 임현미의‘순환’에는 형상이 있지만 화면이 평면이라는 점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터치의 단순함에서 과함을 찾을 수 없다. 이는 작가의 심향을 드러내는 솔직성과 진실함이 녹여있음을 뜻한다. 삶을 혈액이 체내에서 돌듯이 새롭게 변화하며 순환되길 기원한다. 그리고 고대 동굴벽화의 제의적인 염원을 포함하면서.......그리고 먼 미래는 오랜 과거를 찾아가는 길과 어쩌면 닿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