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紙上갤러리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5월 10일


포천에서 오랜 시간 동안 작품활동을 해온 강구원 작가의 글을 통해 지상갤러리의 문을 연다. 흔히 그림은 감상하기가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본지 紙上갤러리를 통해 무너지고 새로운 안목을 키워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편집자주)
그림에서 드러나는 의미와 상징
유수종의 A garden of the mind"s eye
-시간의 흔적-
글/강구원(사진·계간버질주간. 화가)
숨죽이며 은밀하게 드러낸 황토벽면엔 오랜 시간의 흔적이 녹여있다. 양면으로 분할된 좌측에 조심스럽게 나타난 형상은 뒷산을 배경으로 사람들이 일하는 모습 혹은 단일한 가족의 모습이다. 우측은 뱀이 꽈리를 틀어 목을 고추 세우고 경계하듯 긴장감이 감돈다. 달리 보면 한사람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하듯 자신의 내면을 조용히 들여다본다. 아마도 작가 자신을 표현한 것이리라. 인간은 결국 어머니 모태의 고요와 적막에서 태어나 홀로 고독하게 사라진다는 것을 아직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모습이다. 사랑하고 절망하면서 기억된 수많은 일들이 쉽게 놓아지질 않는다. 아마도 완전히 내려놓는다는 것은 살아있는 동안 불가능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쉼 없이 벗어나려는 마음이 오히려 현실을 자극하는 역동적인 힘으로 되돌아옴을 느낀다. 볼록하게 두드러진 산봉우리는 어머니의 젖가슴을 생각하며 여인에 대한 그리움을, 흐릿하면서도 연속된 인간의 형상은 자신의 남성성을 무의식중에 드러낸다. 앞으로의 삶에 대한 강한 열정과 꿈을 포함하면서......
유수종은 뫼 산(山)자를 구름처럼 드리워 해와 달을 가리고 그 밑에 기운 기(氣)자를 넣어 지구와 대기를 분할하여 스스로를 정화하려는 마음을 표현했다고 한다. 이는 자신의 현실을 매우 진솔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많은 시련과 아픔을 떨쳐버리려는 고통의 시간임을 암시한다. 지난 과거를 토벽에 묻고 싶은 그러나 아직은 모두를 묻어버릴 수 없는 현실의 지난함을 담고 있다. 그렇지만 좌측 위 청색의 붓 터치에서 세상을 매우 냉철하게 바라보려는 작가의 결의를 볼 수 있으며, 기운 기(氣)자 밑 검정의 유기적 흐름인 대지의 선이 보다 확실하게 드러날 때 세상은 자신과 가족의 아름다운 정원으로 피워 날 것이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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