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뮤지컬의 새로운 시도는 <캐빈 인 더 스카이(Cabin In the Sky, 1943, MGM)>와 <스토미 웨더(Stormy Weather, 1943, 20th century-Fox)> 그리고 <요란다와 도둑(Yolanda and the Thief, 1945 MGM)>으로 정점을 이루었다. 전쟁으로 인해 피폐된 민심과 이념에 의해 철저히 파괴된 지성을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작품이 요구되어졌고 뮤지컬 영화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노력은 결국 적어도 할리우드 뮤지컬에서는 실험에 그치며 작품성과 흥행의 실패로 빛을 잃었다. 단지 멜로적이고 전쟁홍보용 뮤지컬들과는 전혀 다른 시도로 그 의미를 부여할 수가 있는데 이어서 새로운 뮤지컬의 명작들을 탄생하게 하는 단초를 마련해 주었다. <요란다와 도둑(Yolanda and the Thief>이 다소 초현실주의적이며 아트적인 뮤지컬을 지향한 실험적 작품이었다면 <앵커스 어웨이(Anchors Aweigh, 1945, MGM)>는 파격적이지만 당시의 대중적인 코드를 잘 살린 뮤지컬이었다. 뮤지컬의 타이틀이자 메인곡으로 사용된 ‘앵커스 어웨이’는 1906년에 작곡된 닻을 올리라는 미국 해군의 노래였다. 축구경기의 행진곡으로 작곡된 이 노래는 그 후 가사가 바뀌며 여러 가지 버전으로 불러졌는데 MGM은 이 노래의 유명세에 기대를 걸고 해군을 소재로 마지막 모험을 강행했다. 결국 <앵커스 어웨이>는 해군을 등장시켜 성공을 거둔 전형적인 진 켈리 스타일의 뮤지컬로 자리잡으며 이 소재는 4년 후 1940년대 뮤지컬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온 더 타운(On the Town, 1949, MGM)>으로 완성되었다. 유명한 뮤지컬 배우 진 켈리(Gene Kelly, 1912~1996)가 우리에겐 가수로 더 잘 알려져 있는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1915~1998)와 함께 출연해 화제를 낳았다. 진 켈리는 할리우드로 오기 전에 브로드웨이에서 잘 알려진 뮤지컬 배우였다. 1942년 <포 미 앤 마이 갈>로 영화계에 데뷔하며 할리우드의 촉망받는 신예로 떠올랐고 프랭크 시나트라는 먼저 가수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었다. 이 둘의 만남은 많은 화제를 낳았는데 특히 프랭크 시나트라는 마피아와의 연관설로 곤혹을 치루기도 했다. 데뷔 초창기부터 마피아와 친분이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다소 어색한 연기력에 주역을 맡은 것이 마피아의 도움이었다는 루머도 나돌았다. 그 후 그의 연기력의 발전과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프랭크 시나트라의 성공담은 갱 영화의 고전으로 평가되는 <대부(God Father, 1972)>의 소재(극중 배역명: Johnny Fontane)가 되기도 했다. <앵커스 어웨이(Anchors Aweigh)>는 1945년에 만든 뮤지컬 코미디로 애니메이션과 결합한 최초의 뮤지컬 영화로 기록되고 있으며 인기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Tom and Jerry)>의 제리가 등장해서 진 켈리(Gene Kelly)와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평가되고 있다. 플롯은 일반적인 뮤지컬 코미디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해군이 4일 동안 육지에 정박해 있을 때 두 병사가 음악과 노래를 가지고 할리우드로 가 우연히 야심찬 젊은 여가수를 만나 MGM영화사에 오디션을 보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이다. 진 켈리가 <톰과 제리>의 생쥐인 제리와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은 당시에 기발한 발상으로 파격적인 장면이었으며 잠시 춤을 추는 중간에 고양이 톰도 집사로 등장해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그렇지만 톰과 제리가 영화배역의 첫 번째 선택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디즈니의 유명한 오리 캐릭터인 도날드 덕(Donald Duck)을 출연시키려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후에 디즈니가 안게 된 빚으로 인해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외부에 출연시킬 수가 없어 톰과 제리로 전격 교체되기에 이르렀다. 이 영화는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의 노래(I Fall in Love Too Easily)가 감미롭게 펼쳐지는 가운데 야외공연장인 할리우드 볼(Hollywood Bowl)에서 공연되는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의 헝가리안 랩소디(Hungarian Rhapsody No.2)와 차이코프스키(Peter Tchaikovsky)의 ‘피아노 협주곡 1번(Piano Concerto No.1)’ 공연도 기념할 만한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특히 진 켈리의 판당고 스타일의 댄스루틴 장면은 ‘라 쿰파르시타(La Cumparsita)’ 음악에 실려 영화 속에서 가장 화려하고 파워풀한 장면으로 연출되었다. <캐빈 인 더 스카이(Cabin In the Sky)>와 <요란다와 도둑(Yolanda and the Thief)>의 연이은 실패와 재정적 손실은 MGM 영화사에 새로운 도전을 가져왔다. 기존의 대중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은 뮤지컬만을 만들어 재정적인 손실을 보상하느냐 한 번 더 모험을 감행하느냐의 기로에서 MGM은 자존심을 선택했다. 세계를 대표할만한 영화사로 부르기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이었다. 흥행을 위해 MGM은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했는데 앞서 말한 유명한 장면들과 더불어 이 뮤지컬 속에는 MGM 스튜디오의 흥미로운 곳이 눈에 띈다. 일반 사람들은 구경하기 어려운 스튜디오내의 탈버그 빌딩(Thalberg Building), 야외 세트장, 구내식당, 그리고 방음 스튜디오 등 관객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장소들을 과감하게 영상에 담아 박스오피스를 겨냥했다. 결과는 물론 대성공이었다. 물론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아카데미 작품상, 촬영상, 남우주연상 등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