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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이야기 45

일생을 미화시킨 뮤지컬 전기(傳記) 영화 II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3월 20일

194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뮤지컬 傳記영화들은 마치 뮤지컬 리뷰(Revue)처럼 드라마의 짜임새가 부족했다. 인물보다는 음악 혹은 노래를 중요시했기 때문에 주인공의 생애는 얼기설기 엮어서 연대순으로 나열하기만 했는데 멜로적이며 감상적인 스타일들의 영화들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빈약한 줄거리와 신파적인 대사와 함께 감추고 싶은 이야기는 허구로 꾸며져 실제 생애와는 커다란 차이점을 보였다. 반면에 알 졸슨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영화는 줄거리가 탄탄하며 대부분 사실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않은데 부분적으로 허구가 가미되기는 했지만 영화의 완성도나 재미적인 면에서 성공적인 뮤지컬로 평가된다.
졸슨의 전반기 일생을 다루고 있는 <더 졸슨 스토리(The Jolson Story, 1946, Columbia)>는 1940년대 뮤지컬 영화의 수작으로 꼽힌다. 그해 3개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며 엄청난 관객수입을 올린 <더 졸슨 스토리(The Jolson Story)>는 뮤지컬 리뷰 시대의 공연 스타일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영화 속에 재현되어 있어 더욱 흥미를 주고 있다. 이 영화는 처음에 흑백영화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초반 촬영된 영화의 단편들을 보고 좋은 인상을 받은 컬럼비아 영화사 사장은 컬러영화로 만들 것을 지시하여 처음부터 다시 컬러로 촬영되었으며 훨씬 다채로운 화면으로 탈바꿈되었다. 1940년대 다른 뮤지컬 전기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더 졸슨 스토리(The Jolson Story)>와 졸슨의 후반기 일생을 다룬 <졸슨 씽스 어게인(Jolson Sings Again, 1949, Columbia)>도 상당수 장면들이 미화되어 있다.
먼저 <더 졸슨 스토리(The Jolson Story)>의 초반을 흥미롭게 장식하는 어린 알 졸슨의 일화는 허구이다. 대중가수가 되고 싶어 매주 극장을 찾아 공연을 빠짐없이 보는 어린 알 졸슨은 공연을 보느라 아버지가 랍비로 있는 교회 성가대에 항상 늦어 걱정을 끼친다. 그 극장에서 알 졸슨은 평생의 매니저를 만나게 되는데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영화의 도입부는 매우 흥미롭지만 졸슨이 어린 시절부터 가수로 노래를 불렀다는 증거는 없다. 또한 영화에서는 어머니가 오랫동안 살아서 졸슨에게 큰 힘이 되어주는데 졸슨의 어머니는 사실 일찍 세상을 떠났으며 졸슨은 누이의 손에서 키워졌다.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가슴 속에 어머니에 대한 짧은 기억과 사랑을 품고서 항상 어머니를 그리워했기 때문인지 알 졸슨은 자신이 출연한 영화 <재즈 싱어>와 <더 졸슨 스토리>에서 모두 인자하고 자신을 항상 따뜻하게 감싸주는 어머니를 등장시키고 있다. 졸슨은 평생에 세 명의 매니저가 있었다. 그렇지만 영화에서는 졸슨의 매니저로 스티븐 마틴(Steven Martin)만이 등장하며 죽을 때 까지 매니저 역할을 했던 유일한 사람으로 소개되고 있다.
그렇지만 영화 속에서의 가장 큰 허구는 결혼에 관한 것이다. 영화에서는 졸슨이 단 두 번 결혼한 걸로 나온다. 첫 번째 부인은 배우였고 두 번째 부인은 간호사다. 그렇지만 사실 졸슨은 평생에 네 번 결혼했으며 극중 배우로 나오는 첫 번째 부인은 루비 킬러(Ruby Keeler, 1910~1993)로 그의 세 번째 부인이었다. 루비 킬러가 자신의 이름을 쓰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극중에서는 쥴리 벤슨으로 나오는데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24년이나 되었고 결혼생활은 즐겁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영화에서처럼 알 졸슨은 가정보다는 무비스타로서의 명성을 이어가는 것에 집착하고 있지만 루비 킬러는 조용한 삶을 원했다. 물론 루비 킬러도 결혼한 후에 뮤지컬 영화 <42번가(42nd Street)>로 대스타가 되었지만 항상 남편과 은퇴해서 편안한 가정생활을 즐기기를 원했다. 이들 생각의 차이는 이미 두 번의 결혼을 실패한 졸슨의 문제점이기도 했는데 역시 이 세 번째 결혼도 11년이 지난 1940년에 이혼으로 이어졌고 다음 해 루비 킬러는 재혼하면서 자신이 바라던 은퇴를 하게 되고 이후 여러 명의 아이를 낳게 된다. <더 졸슨 스토리(The Jolson Story)>와 <졸슨 씽스 어게인(Jolson Sings Again)>은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을 소재로 한 영화이기 때문인지 영화 곳곳에 실제 인물들을 상당히 배려한 흔적이 보인다. 루비 킬러와의 관계도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게 묘사되었고 두 사람 모두 각자의 길을 가게 되는 과정도 이미지 손상 없이 담담하게 그려졌다.
뮤지컬 영화 <더 졸슨 스토리(The Jolson Story)>가 1946년 개봉된 이래 알 졸슨은 또 한 번 스타덤에 오르고 죽기 전 몇 년 동안 음반판매 호조와 함께 콘서트,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 등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영화 속에서도 실제로 알 졸슨 자신이 한 번 등장한다. 흑인 분장을 한 알 졸슨이 <스와니(Swanee)>라는 노래를 부르며 직접 자신을 연기하는 것이 롱샷으로 잡혀 있어 흥미롭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알 졸슨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을 통해서 가장 불운했던 사람은 알 졸슨 역을 맡았던 래리 팍스(Larry Parks)였다. 워낙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유명한 인물을 연기해서 인지 본인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긴 했지만 이후부터 어떤 작품에서도 돋보이는 연기를 하지 못했으며 1951년 비미국행위 조사위원회에 소환된 이후 빠르게 잊혀진 배우가 되었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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