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초 할리우드 뮤지컬계는 미국의 우월주의와 애국심을 고취시킨 전쟁소재 뮤지컬들과 청춘스타들을 내세운 백스테이지 뮤지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렇지만 전쟁이 끝나가면서 관객들은 감상적이고 청소년 취향의 가벼운 뮤지컬들에 대해 흥미를 잃어갔다. 1945년에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계질서와 환경이 재편성되면서 관객들의 취향도 변한 것인데 좀 더 새로운 뮤지컬을 원하는 관객 및 평단의 요구가 뮤지컬 제작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기존 뮤지컬들은 이미 박스 오피스의 ‘빅 애플’이 아니었다. 따라서 새로운 뮤지컬이라는 관객들의 욕구에 편승하면서 1940년대 중반 이후부터 기존 뮤지컬들과 차별화된 새로운 뮤지컬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파격적인 안무와 영상 그리고 새로운 얼굴의 신인배우들의 등장은 이미 할리우드 뮤지컬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고 있었다. 다소 실험적이고 새로운 뮤지컬들이 제작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타계한 유명배우?작곡가들의 전기를 극화한 뮤지컬 영화들이 하나의 주류를 형성했다. 1942년에 조지 엠 코헨(G.M. Cohen)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양키 두들 댄디(Yankee Doodle Dandy, 1942, Warner Bros.)>가 작품성과 상업성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메이저 영화사들은 앞을 다투어 전기 영화 제작에 뛰어들었는데 조지 거쉬인(G. Gershwin)의 <랩소디 인 블루(Rhapsody in Blue, 1945, Warner Bros.)>, 알 졸슨(Al Jolson)의 <더 졸슨 스토리(The Jolson Story, 1946, Columbia)><졸슨 씽스 어게인(Jolson Sings Again, 1949, Columbia)>, 콜 포터(Cole Porter)의 <나이트 앤 데이(Night and Day, 1946, Warner Bros.)>, 제롬 컨(Jerome Kern)의 <틸 더 크라우즈 롤 바이(Till the Clouds Roll By, 1946, MGM)>, 그리고 마지막으로 리처드 로저스(R. Rodgers)와 로렌쯔 하트(Lorenz Hart)의 일대기를 다룬 <워즈 앤 뮤직(Words and Music, 1948, MGM)> 등이 194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주요 뮤지컬 전기영화들이다. 이들 영화의 주인공들은 이미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작곡가 혹은 배우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람들이고 세계 뮤지컬 역사에 중요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이었다. 이들 전기영화들은 인물에 초점을 맞추었다기보다는 음악 혹은 노래에 주안점을 두고서 뮤지컬의 정상에 서게 되는 과정을 단순히 나열하기만 했는데 멜로적이며 다소 감상적인 시선으로 이들의 생애를 바라보고 있다. 따라서 줄거리가 빈약하고 멜로적인 대사에 문제가 있으며 감추고 싶은 치부를 허구로 꾸며 미화시켰다는 점에서 지탄을 받기도 했다. 사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주인공들을 미화시켰고 많은 부분을 사실과 다르게 허구로 표현했는데 미국 예술계의 우상이기도 한 이들의 일생을 미화시킨 이면에는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스타들을 영웅시 하는 미국인들의 국수적이며 문화 우월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이 영화로 인해 실존하고 있는 상대인물들의 경우에는 사실과 전혀 다른 이미지로 피해를 보는 사례도 있었다. 그렇지만 관객들은 이런 허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관대했으며 오히려 함께 울고 웃으며 영화를 즐겼고 사실과 다른 이야기로 인해 당시에 어떠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거쉬인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은 작곡가로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줄거리를 담고 있는데 유럽에서 공부하고 포크와 클래식 전통을 융합한 뮤지컬 <포기와 베스>의 성공, 그리고 요절하기까지의 과정이 다소 진부한 대사와 멜로적인 흐름으로 덥혀있다. 콜 포터(Cole Porter)의 일대기인 <나이트 앤 데이(Night and Day, 1946, Warner Bros.)>의 경우도 그의 인간적인 부분이 잘 드러나 있지 않고 그의 삶에 가장 중요한 동성연애적인 부분도 암시되어 있지 않다. 제롬 컨(Jerome Kern)의 <틸 더 크라우즈 롤 바이(Till the Clouds Roll By, 1946, MGM)>는 영화의 흥행면이나 평가면에서는 상당한 호응을 받은 작품이었지만 내용은 역시 허구화되어 있다. 제롬 컨을 기억하는 유명한 뮤지컬 스타들이 카메오로의 출연을 마다하지 않으며 총출동했는데 제롬 컨의 주옥같은 노래들과 뮤지컬들이 영화 속에 재현되어 흥미를 주었다. 그렇지만 제롬 컨의 일생에 있어서 중요한 인간적인 고뇌와 삶의 역경이 묘사되어 있지 않아 단순히 제롬 컨을 추모하는 갈라 콘서트라는 인상을 역시 지울 수 없다. 리처드 로저스(R. Rodgers)와 로렌쯔 하트(Lorenz Hart)의 일대기를 다룬 <워즈 앤 뮤직(Words and Music, 1948, MGM)>도 리뷰(Revue) 타입의 형식으로 두 주인공의 노래를 엮은 뮤지컬인데 두 사람의 대표적인 노래를 나열하는 것으로 줄거리를 연결하고 있다. 반면에 알 졸슨(Al Jolson)의 전반기 일생을 다룬 <더 졸슨 스토리(The Jolson Story, 1946, Columbia)>와 만년의 생애를 다룬 <졸슨 씽스 어게인(Jolson Sings Again, 1949, Columbia)>은 갈라 콘서트와도 같이 만들어진 앞의 일대기 영화와는 다르게 드라마와 노래가 적절히 가미된 뮤지컬로 평가된다. 이 영화는 알 졸슨이 죽기 전에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도 상당한 흥미를 불러 일으켰는데 이 영화로 인해 알 졸슨은 또 한 번 스타덤에 오르고 죽기 전까지 몇 년 동안 전성기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