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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이야기 = 39] 예진아씨와 하이모, 그리고 1940년대 할리우드의 쥬디 갈런드(Judy Galand)와 미키 루니(Mickey Rooney)

윤우영 대진대 교수, 연출가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1월 23일

요즘은 10대 팬들을 끌고 다니는 스타들을 아이돌 스타라고 한다. 80년대에는 조용필과 전영록이 오빠부대를 이끌며 한 시대를 풍미했었고 90년대에 들어서는 서태지가 등장하며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팬들까지 확보하며 나라 전체를 들끓게 했다. 이런 아이돌 스타들의 궤적을 따라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1970년대 중후반에 발걸음이 멈춰지게 된다. 그리고 당시 인기절정에 있었던 하이틴 스타들의 이름과 만나게 된다.

하이틴 스타의 명콤비 임예진과 이덕화 그리고 지금은 잊혀진 이름이지만 이승현이라는 배우도 얄개 시리즈로 하이틴 스타 대열에 오른 배우였다. KBS의 인기 있는 건강 프로그램 <비타민>에서 노주현과 자주 다투며 재미를 주었던 중년 아줌마 임예진은 현재 예진아씨로 불리며 원조 국민여동생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데 당시 고교생이었던 1970년대 중반에는 10대들을 몰고 다녔던 하이틴 스타의 대명사였다. 1976년에 문여송 감독이 연출하고 임예진, 이덕화가 콤비를 이룬 <진짜진짜 잊지마>가 흥행에 성공을 거두며 하이틴 영화라는 새로운 장르가 만들어졌을 때 두 사람은 모두 신인들이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임예진과 20대 중반의 신인 탤런트 이덕화의 연기조화는 참신하면서 풋풋했다. 개봉 첫날부터 학생관객들이 줄을 이으면서 당시 최고의 흥행실적을 기록했고 임예진이 다니던 M여자고등학교 주변에는 청순한 하이틴 스타를 보기위해 매일같이 수많은 남학생들이 진을 치고 있을 정도였다. <진짜진짜 잊지마>는 한국영화의 새로운 불을 지폈다는 평가와 함께 수많은 아류작들을 양산시켰는데 1976년 한 해만에도 20편이 넘는 하이틴 영화가 제작되었다. 이 영화 이후에 이덕화와 임예진은 <진짜진짜 미안해> <진짜진짜 좋아해>로 이어지는 후속작품에 계속 출연하여 청춘스타의 자리를 확고히 했으며 명실공히 70년대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 했다. 임예진은 1970년대 후반 또 다른 인기 하이틴 영화 시리즈였던 고교 얄개에서 배우 이승현과 콤비를 이루기도 했는데 현재 임예진과 이덕화는 조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중년의 아줌마 역할과 가발 CF 등으로만 10대들의 기억에 남아있을 뿐이다. 그리고 한 때 수많은 10대 팬들을 몰고 다녔던 대스타였으며 흔히 말하는 청춘스타들의 원조격 배우라는 것을 아는 청소년들은 거의 없다.


1970년대는 학생들에게 이성교제가 엄격히 규제되고 학교 선생님이 마치 군대의 상관처럼 가장 무서웠으며 항상 그렇듯이 공부만이 학생들의 최고덕목이었다. 그렇지만 이 시기에 개봉된 하이틴영화는 청소년들이 더 이상 부모와 선생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인식과 함께 남녀학생의 풋풋한 사랑과 우정도 공부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었다. 의사표현이 자유롭지 못했던 규제된 현실 속에서 잠시 일탈하여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청소년들도 자신들의 관점과 영역이 있으며 부모세대의 편견적 시선이 잘못되었음을 일깨워주는 작품들이 더 인기가 많았다.


이런 점에서 소재와 형식은 서로 다르지만 1940년대 미국의 하이틴 스타였던 쥬디 갈런드와 미키 루니가 콤비를 이루어 출연했던 작품들은 1970년대 한국의 하이틴 영화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쥬디 갈런드와 미키 루니는 함께 여러 편의 뮤지컬 영화에 출연하며 일명 ꡐ백야드 뮤지컬(Backyard Musical)"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 이들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베이브스 인 아암스(Babes in Arms)>가 1940년 할리우드 뮤지컬 시장을 강타한 이후 <스트라이크 업 더 밴드(Strike Up the Band, 1940)> <베이브스 온 브로드웨이(Babes on Broadway, 1941)>가 연이어 성공을 거두었고 두 사람의 콤비는 흥행의 보증수표이면서 MGM 영화사의 젊은 마스코트가 되었다. 이후에도 이들 콤비의 열연은 "앤디 하아디(Andy Hardy)" 시리즈로 이어지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 이 두 사람의 뮤지컬 영화는 뒤뜰이라는 소박한 의미의 백야드 뮤지컬로 분류되며 1940년대 미국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는데 청소년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인 부모들의 관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우여곡절 끝에 성공을 거두며 화해한다는 내용들은 1970년대 흥행에 성공한 한국의 하이틴 영화의 줄거리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주인공들을 걱정하는 전형적인 부모들이 나오고 그들의 집이 주 무대가 되며 현실의 때가 묻지 않은 주인공들은 그들만의 소박한 공간, 즉 뒤뜰이나 빵집, 집 뒤의 야산에서 사랑과 우정을 나누고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힘으로 뭔가를 이룩하려는 플롯은 동서양과 시대를 초월하여 청소년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익숙한 소재이기도 하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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