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철이 되면 여새과의 새중 홍여새와 황여새 등 2종이 혼성을 이루어 불규칙적으로 찾아오는데, 이들이 좋아하는 팥배나무 열매와 산수유 나무열매가 많이 열린 지난 겨울에는 다른 해 보다 많은 개체가 여러 곳에서 관찰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홍여새가 황여새보다 조금 더 귀하다고 하는데, 이번 탐조에서는 홍여새가 황여새보다 개체수가 조금 더 많은 것 같았습니다.
홍여새와 황여새의 가장 큰 특징은 꼬리 끝이 노란 것은 황여새, 꼬리 끝이 붉은 것은 홍여새 입니다.
황여새의 영명은 Bohemian Waxwing이고 홍여새는 Japanese Waxwing입니다. 여기서 왁스(Wax)란 초(蠟)를 말한다.
황여새의 날개 깃에는 실제로 왁스가 있다는 뜻이 됩니다. 몸길이는 18~20cm정도이며 깃은 분홍빛을 띤 갈색으로 댕기는 분홍빛이 도는 밤색, 턱밑과 멱, 눈선은 검정색이고 꽁지끝이 노란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지난 동지섣달 그믐날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三成洞)에 있는 선정릉[조선 성종과 그의 계비 정현왕후(貞顯王后) 윤씨(尹氏)의 능]에 황여새 20여 마리와 홍여새 10여 마리가 혼성을 이루며 관찰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둘러 달려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나오니 벌써 탐조인 10여명이 모여 황여새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평소 탐조를 하면서 자주 만났던 반가운 탐조친구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반가움에 간단한 수인사를 마치고 촬영준비를 하는데 벌써 조경수로 심어놓은 팥배나무에 홍여새와 황여새, 직박구리, 개똥지빠귀등, 박새 등이 날아와 나무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려 날개를 빠르게 퍼덕이며 정신 없이 빨간 열매를 쪼아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몰려든 새들에게도 서열이 있는지, 직박구리가 먼저 날아와 열매를 따먹고 날아가면 그 뒤를 이어 홍여새와 황여새 무리가 날아와 열매를 따먹고, 또 그 뒤를 이어 개똥지빠귀 등이 날아와 열매를 따먹고 근처의 숲으로 날아가곤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이들이 모두 함께 모여 열매를 따먹기도 하더군요. 나무열매가 많을 때는 서로 싸우지 않고 열매를 따먹다가 열매가 줄어들면 그때는 서열대로 먹이활동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초를 서고있던 1마리가 위험을 느끼고 날아오르면 다른 무리들도 일제히 날아가 근처의 나뭇가지로 날아가곤 합니다.
홍여새는 물을 먹을 경우에만 땅위에 내려오며 땅위에서 깡충깡충 뛰어다니며 물을 먹다가 위험을 느끼면 나무꼭대기로 날아가 가지에 앉아 있곤 합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희귀철새인 여새과의 새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수많은 차량의 소음과 행인의 발걸음도 새들의 먹이 활동을 방해할 수는 없어 보였습니다.
생태 선진국에서는 도심지의 공원이나 가로수를 식재할 때 철새의 먹이특성까지 고려하여 설계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전문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2007.02.16 선정릉에서 촬영)
포천신문 조사위원장 이 상 일
017) 705-09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