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열대성 희귀조류인 물꿩이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에서 번식에 성공했다는 뉴스를 접한 우리 탐조대가 밤새도록 차를 달려 주남저수지에 도착한시간은 8월19일 새벽 5시경 이었습니다.
희미하게 여명이 밝아오는 주남지의 주변에는 자욱한 물안개 너머로 이름 모를 풀벌레 소리만 귓가에 들릴 뿐이었습니다.
잠시후 미리연락을 받고 마중을 나온 지인의 안내로 물꿩이 번식을 하였다는 늪지로 향하는 우리 일행은 설레이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6월에 물꿩 한 쌍이 이곳 주남저수지를 찾아와 그들의 보금자리를 만들고 4개의 알을 낳고 모두 부화에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지난 93년도에도 물꿩이 주남지에 발견된 사례가 있고 특히 작년에는 제주도에서 번식을 한 경우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육지에서 번식에 성공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곳 관계자분들의 노력으로 번식까지 성공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에 감탄을 할 뿐입니다.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시키고 안전한 육추를 할 수 있도록 차단막을 설치하고 조그만 구멍을 내어 그 사이로 관찰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하여 주시더군요.
물꿩의 발가락은 물위의 나뭇잎 위를 걸어다닐 수 있도록 상당히 길고 넓적하며 날렵한 몸매와 꽁지깃이 우아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어린새끼 네 마리는 아빠새 주변에서 가시연꽃잎에 붙어있는 곤충이나 달팽이류를 잡아먹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침 시간에는 10분 주기로 아빠새가 어린 새끼를 약 1분 정도 가슴에 품어 주는 동작을 반복하는데, 그것은 물꿩이 아열대성조류라 추위에 약한 어린 새끼들의 체온저하를 막아주기 위한 아빠 새의 사랑(父情) 이라고 합니다.
이들을 관찰하면서 특이한 점은 암컷은 알만 낳고 숫컷이 포란과 육추를 담당하며 암컷은 둥지근처에 머물러 있으면서 외부의 포식자를 경계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숫컷과 어린새끼 네 마리가 열심히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도중에 근처 나뭇가지에 까치 2마리가 날아와 자신의 영역을 주장하려고 하자 인근에 있던 암컷이 날아와 까치를 공격하여 밀어내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암컷이 숫컷보다 체구가 조금 더 크며 일처다부(一妻多夫)의 번식습성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난생처음 만난 물꿩 부부와 어린새끼 4마리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먹이활동을 뒤로하며 약 3시간의 행복한 조우를 끝내야 했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현지에서 들려온 소식에 의하면 어미새들은 어린새끼들을 홀로 놓아두고 어디론가 사라졌으며 그 다음날에는 어린새끼 4마리중 1마리의 행방을 알 수가 없다는것 이었습니다.
아마도 어린새끼 1마리는 전날 내린 폭우로 체온이 저하되어 죽었거나 근처에서 호시탐탐 노리는 포식자에게 희생된 것이 아닌가 하더군요. 냉정한 생태계의 질서를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나머지 3마리는 건강하게 잘 크고있다고 하니 내년에도 다시 돌아와 그들만의 보금자리를 만들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대 합니다.
(2007.08.19 경남 주남저수지에서 촬영)
포천신문 조사위원 이 상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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