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희 (사진․민주평통포천시협의회장)
우리나라가 어려웠던 60년대 한국 신부님이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때의 일이다.
스위스의 교회공동체로부터 임시교사의 위임을 받고 어느 시골에 있는 중학교에서 종교강의를 시작한지 몇 주 후 어느 수업시간의 일이다.
두 남학생이 강의를 듣지 않고 히히덕거리며 잡담만 하고 있었고 신부님은 엄숙한 음성으로 "저기 앉은 두 남학생 지금은 귀중한 수업시간입니다."라고 주의를 주었다. 그런데도 두 남학생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낄낄거리며 웃기까지 하였다.
신부님은 꾹 참고 그들을 잘 구슬려 좋은 말로 몇 번이나 주의를 다시 주었지만, 그들은 잡담을 계속했다.
화가 난 신부님은 언성을 높여 꾸짖었다."두 학생! 내 말이 들리지 않나? 수업시간에 떠들면 다른 학생들에게 수업방해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 말이 끝나자마자 그 중의 한 학생이 벌떡 일어나 흥분된 목소리로 이렇게 항의했다. ꡒ당신은 우리 스위스보다 크게 뒤떨어진 후진국 한국에서 우리나라를 배우려고 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우리를 가르치려고 하며, 게다가 무슨 자격으로 우리를 꾸짖는 것입니까?ꡓ라고 당당한 듯이 말하는 것이었다. 너무도 어이없는 그 학생의 태도에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교실 안은 물을 뿌린 듯 조용하고 모든 학생들은 숨을 죽이며 긴장된 모습으로 신부님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때 신부님은 잠시 눈을 감고 무엇인가 깊이 생각하고서 조용히 그리고 엄숙하게 말했다.
ꡒ그렇습니다. 나는 저 학생이 말한 후진국인 한국에서 이 선진국인 스위스로 배우러 온 유학생입니다. 그런데 이 나라의 교회공동체에서 임시 교사의 위임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 나는 여러분 앞에 서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그 결정을 받아들이고 그에 합당한 예우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이 선진국 학생이 보여 줄 모범이 아닐까요?ꡓ
이 말에 교실 안은 조용한 침묵이 흘렀다. 한참후 한 여학생이 일어나 그 남학생을 향하여 말했다.ꡒ네가 잘못했어, 어서 일어나 선생님께 사과해ꡓ이렇게 되자 교실의 어두운 분위기는 곧 밝은 분위기로 바뀌었다.
수업이 끝나자 여러 학생들이 그 방자하던 남학생을 앞세우고 모여와 신부님께 사과했다. 신부님은 그들과 함께 앉아 조용히 기도했다.
우리나라 교육은 어떠한가. 우리는 교실에서 학부형이 학생들 앞에서 여선생의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학생이 뺨 좀 맞았다고 교실에서 선생님을 파출소에 신고하고, 초등학생의 돈을 빼앗는 고등학생의 뺨을 때렸다고 경찰은 초등학생의 아버지를 입건했다니, 약한 자를 위협해 돈을 뺐는 것은 강도인데 강도의 뺨도 못 때리니 어쩌란 말인가. 이 나라가 선진국인가? 그 나라의 미래를 알려면 청소년을 보라 했거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