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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규 / 포천시의회 부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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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천시의 2027년도 본예산 편성 과정에서 지방자치의 근간인 의회와 집행부 간 견제와 균형을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포천시의회 의회사무과가 요구한 예산은 약 14억 4천만 원이다. 그러나 포천시 기획예산과는 사전 협의도 없이 약 7억 7천만 원을 삭감하고, 6억 7천만 원만 편성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것이다.삭감률은 무려 53%다. 매년 계획된 예산으로 운영되어 온 의회사무과에 사실상 절반 수준의 예산만으로 의회를 운영하라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예산 절감의 문제가 아니다. 의회의 독립성과 집행부에 대한 견제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포천시의 재정운영 상황이다. 한때 4천억원이 넘던 수준이었던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350억원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동안 집행부가 추진한 각종 사업과 재정운영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정작 집행부는 재정난을 이유로 의회 예산을 절반 이상 삭감하겠다고 나섰다. 이것이야말로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재정운영의 책임을 먼저 돌아봐야 할 집행부가 의회에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재정안정화기금은 미래의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시민의 소중한 재정적 안전장치다. 그 기금이 급격히 감소한 원인과 책임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우선이지, 의회 예산부터 대폭 삭감하는 것이 해법일 수는 없다.
특히 이번 조치는 본말전도(本末顚倒)라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재정위기의 원인을 분석하고 집행부의 사업 구조와 예산 운용을 점검하는 것이 먼저다. 그런데 정작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의회의 운영예산부터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다.
의회는 집행부의 하급기관도, 산하기관도 아니다. 시민의 선택을 받은 독립적인 대의기관이며 집행부의 독주를 막고 시민의 혈세를 감시하는 지방자치의 핵심 기관이다. 그러한 의회와 충분한 협의 없이 운영예산의 53%를 삭감하도록 통보했다면, 이는 기관 간 상호 존중의 원칙에 비추어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 김현규 / 포천시의회 부의장 >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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