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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정영옥]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사람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7월 20일
 
< 정영옥 /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 >
 
며칠째 이어진 집중호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침수된 길과 넘쳐난 계곡, 무너진 시설은 눈에 보이는 피해였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피해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한 불안이었다.

재난은 비가 그친 뒤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위험이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이미 시작된다.

계곡의 물빛이 달라지고, 배수로가 넘치고, 하늘의 표정이 바뀌는 것을 먼저 읽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는 캠핑객에게 먼저 대피를 권하고, 누군가는 마을 길을 살피고, 누군가는 홀로 모래주머니를 나른다.

이들은 특별한 영웅이 아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한 걸음 먼저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이제 재난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조금은 달라질 필요가 있다. 복구를 얼마나 빨리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위험이 다가올 때 누가 먼저 움직일 수 있는가이다.

대회산리와 같은 마을에는 주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캠핑장을 찾는 사람들, 잠시 머무는 여행객, 마을에서 일하는 사람들까지 모두가 그 시간만큼은 지역공동체의 구성원이다. '정주인구'만이 아니라 '생활인구'의 관점에서 안전을 바라볼 때, 지역은 더 단단해질 수 있다.

행정도 마찬가지다. 재난이 발생한 뒤 지원하는 역할을 넘어, 위험이 시작될 무렵 주민과 함께 움직이는 행정이 필요하다. 위험을 먼저 발견하고, 정보를 나누고, 함께 대비하는 문화가 지역의 안전을 만든다.

'위험을 보면 안전이 보인다'는 말은 결국 사람을 이야기한다. 위험을 먼저 알아보는 사람,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많을수록 지역은 더 안전해진다.

올여름 대한민국이 기억해야 할 것은 폭우의 양이 아니라 사람들의 움직임이었으면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사람을 존중하는 사회. 먼저 움직인 손길에 감사할 줄 아는 문화. 그러한 문화가 자리 잡을 때, 재난은 공동체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배움이 될 것이다.

사람 때문에 걱정이 줄어드는 마을, 사람 때문에 다시 찾고 싶은 지역, 사람 때문에 대한민국의 여름이 조금 더 따뜻하고 행복해지는 사회.

그 변화는 거창한 정책보다 먼저, 한 사람의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될지 모른다.

< 정영옥 /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 >

* 칼럼 및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7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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