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철 (포천노인병원 한방원장)
이번 회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꽤나 유식한 척 하는, 그러나 매우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기로 하겠다.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오직 흙밖에 없었던 지역에서는 사람들은 어떻게 집을 지었을까. 흙을 가지고 벽을 쌓아 올리는 것은 쉽게 그려낼 수 있다. 그러나 지붕은 어떻게 덮었을까. 그것이 가능할까.
그런데 실제로 흙만을 가지고 집을 지었던 사람들이 있다. 아라비아 반도의 사람들이 그들이다. 그들의 건축을 보면 그들이 자연이 만들어 낸 구조물들 뒤에 숨어있는 어떤 원리를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의 구조물에는 공통적인 원리가 숨어있다. 그 원리란 <최소의 재료와 최대한의 효용성>이다. 예를 들어보자면 거미줄이나 흰개미집, 나뭇잎들, 새둥우리, 비눗방울, 조개껍질, 꽃들, 그리고 분자의 구조들은 모두가 <최소의 재료와 최대의 효용성>이란 원리에 의해서 형성이 되어있다.
조개껍질은 왜 둥근 모양을 하고 있을까. 그것은 조개가 사용할 수 있는 바닷물 속의 칼슘성분을 재료로 하여 가장 적은 재료로 가장 크고 튼튼한 공간을 만들어 낸 결과이다. 달걀은 왜 럭비공처럼 생겼을까. 위에서 말씀드린 마찬가지 이유에서이다.
새들은 왜 둥우리를 만들어낼까. 역시 마찬가지 이유에서이다. 나뭇잎은 왜 나뭇잎의 모양을 하고 있을까. 또 역시 같은 이유에서이다.
이렇게 자연은 수 억년 동안 <학습>을 한 결과, 제한된 재료를 사용하는 조건하에서 어떤 구조가 가장 효율적인 구조인가를 알아낸 것이다. 누가 가르쳐주었을까, 아니면 스스로 알아낸 것일까. Nobody knows.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한없이 <신기한>일이다. 건축이 단지 <쌓아올리는 행위>라면 건축은 그 순간 팍팍한 빵부스러기처럼 맛대가리 없는 고역이 되고 만다. 그러나 건축은 빵부스러기가 아니다. 맛있는 <탐구의 과정>이다. 자연(우주)의 비밀을 알아내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러한 비밀을 흉내내는 작업이다.
사람의 건축이 조개들의 건축보다 더 우월하다고 할 수 있을까. No way! 절대로 그렇지 않다. 조개들의 건축이 훨씬 차원이 높은 건축이다. 그들의 <구조역학>을 사람이 따를 수도 없을 뿐더러 그들의 <시공법>을 도저히 따를 수도 없다. 건축에 관한한 사람들은 조개에게서 배워야한다. 거미에게서, 새들에게서 배워야한다. 건축은 사람들을 겸손하게 만든다. 자연앞에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그런데 인류의 건축 중에서 그런대로 자연의 원리를 이해한 건축이 있다. 중동지역, 아라비아 반도의 건축이다. 지금의 이라크와 이란의 건축이다. 대단한 조상을 둔 지역이다. 그들의 건축은 흙만을 사용해서 돔(dome)과 아치(arch)와 볼트(vault)의 구조물들을 지어 낸 것이다. 그런데 건축에서의 현대의 구조역학에서는 돔과 아치와 볼트의 곡선구조가 가장 안정되고 튼튼한 구조라는 것을 계산해낸다. 그것도 가장 적은 재료를 가지고. 물론 처음부터 아라비아의 사막에 사는 사람들이 그러한 구조역학을 이해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단지 그들은 흙을 가지고 지붕을 덮는 문제에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다. 그래서 마침내 돔이라는 구조를 생각해냈고, 그것을 오직 두 손만을 가지고 쌓아올리는 방법을 생각해냈을 것이다. 그리고 한 번 그 방법을 알아내고는 그 방법을 대대손손 전해주었을 것이다. 그들의 건축은 아름답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흙을 가지고 집을 지으시려면 자연(동물과 식물)의 건축 원리를 따르시는 것이 제대로 <자연건축>을 하시는 것이 된다. 흙이라는 재료는 무한한 형태의 가능성을 가진 재료이다. 그래서 흙을 가지고 집을 짓는 경우에 제발 그 멋대가리 없는 직선의 건축을 택하지는 마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