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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열/ 포천신문사 회장,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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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자본시장이 유례없는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5월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324.24포인트(4.32%) 급등한 7,822.24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말 4,214.17로 문을 닫았던 지수가 불과 5개월 만에 85% 넘게 폭등하며 어느덧 8,0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코스피 10,000포인트 달성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이 더 이상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 가히 ‘한국 증시의 르네상스’라 불릴 만한 변화다.
이번 상승장의 압도적 주역은 단연 반도체다. 인공지능(AI) 혁명의 가속화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공급망의 대체 불가능한 핵심 축으로 우뚝 섰다. 지난 11일 하루에만 삼성전자가 6%, SK하이닉스가 13% 급등하며 지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제 우리 반도체 기업은 단순한 제조사를 넘어 인류의 미래를 설계하는 기술 패권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화려한 지수 상승의 이면에는 ‘K자형 양극화’라는 극명한 과제가 놓여 있다. 증시의 온기가 전 업종으로 확산되지 못한 채 특정 대형주에만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 비중이 코스피 전체의 52%에 달하고, 거래대금의 40% 이상이 이들 종목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반도체 대형주가 포함되지 않은 지수들의 평균 상승률은 0.27%에 그치며 사실상 ‘그들만의 잔치’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인데 내 계좌는 그대로’라는 개인 투자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진정한 증시 선진화는 ‘쏠림’이 아닌 ‘낙수효과’에서 시작된다. 특정 산업의 독주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다행히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반도체 열기가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대체에너지, 피지컬 AI 등 범AI 생태계 전반으로 전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순환매의 확산이야말로 코스피가 8,000을 넘어 10,000시대로 도약하기 위한 가장 견고한 발판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숫자의 환희를 넘어 자본시장의 본질적인 품격을 고민해야 할 때다. 기업은 투명한 지배구조와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전히 해소해야 한다. 정부 역시 일시적인 부양책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철폐하고, 공정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여 시장의 신뢰를 쌓는 데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자본시장은 국가 경제의 체력을 보여주는 거울이자 국민의 희망이 담긴 그릇이다. 반도체의 질주로 시작된 이번 기회를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금융 강국으로 거듭나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조화롭게 상생하고, 수출 대기업의 성과가 국민 개개인의 자산 증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때, 비로소 코스피 7,800 시대는 우리 모두의 진정한 축제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역동성은 언제나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왔다. 오늘의 극단적 쏠림 현상을 건전한 조정과 확산의 과정으로 승화시킨다면, 우리는 머지않아 1,400만 주식 투자자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진정한 ‘금융 부국’의 꿈을 현실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2026년 5월 12일
최호열/ 포천신문사 회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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