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넉넉하게 좋은 날 대지에 이슬이 채 마르기 전 이번에 꼭 보리라 다짐하며 각황전覺皇殿으로 향했다 지난 해 못 보아 그 한 해가 서러웠다 지리산만큼이나 깊은 혹한 그곳에 피는 분홍빛 꽃잎 너무 붉어 검다 피는 뜻을 헤아려본다. 뭇 중생이 꽃앞에 서성이니 발길이 느려질 수밖에 매혹적이고 황홀한 빛깔 자태는 그리 아름다운지 잎이 다섯 개라고 하는 이 강산에 으뜸 무수리 간절한 염원일까 아들 *이 금李昑의 무사 즉위 빌고 또 빌면서 지냈을 어미 속 타는 마음을 지녔으리 이 계절에 봐야 할 그 꽃 화엄사 흑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