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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 에세이 ]세월은 무상한데 이 인생을 어찌할까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12월 29일

 

벌써 한 해가 저물어가고 또 새해가 손짓을 하고 있다. 한 해가 시작되는 순간 너무 많은 날들을 어찌 채워야할까 걱정했더니 지금은 아무 것도 세월만 보냈구나하는 자책감에 시달린다. 젊은 청년들은 아직 이루지 못한 꿈과 욕망으로 시달리고,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달음질을 친다. 이런 저런 일에 도전하고는 시들하져서 가지 못한 갈림길의 다른 코스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기도 한다. 설령 무엇을 성취하고 절정에 이른다 해도 그 즐거움은 찰나에 불과하다. 우리 인간들은 자신들의 최고점의 순간을 영구화하려고 안달하지만 시간은 그 욕망을 결코 허락하지 않는 것이 인생의 딜렘마인 것이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고, 첫 눈도 내렸으니, 여름내 무성하던 나뭇잎들은 하나 둘 가지에 달랑거리거나 아예 마른 가지만이 바람에 떨고 있다. 나무조차도 세월의 냉엄한 원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니 세상의 어느 것 하나 영원한 절정을 자랑하지 못한다. 며칠 전에 내렸던 함박눈이 천지를 하얗게 덮었던 밤은 우리를 그 순결한 빛에 가슴을 떨게 하여 잠 못 이루게 하였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몇 시간도 못 되어 햇볕에 녹아버리고 사라지고 만다. 눈에 보이는 현상이란 모두 순간의 미학이란 덧에 결려있다. 아름다운 여인들은 시간의 역사에 저항하면서 그들의 외양미를 유지하려고 투쟁한다. 그러나 이 저항은 세월의 악착같은 침투작전에 속수무책이다. 그녀들은 값비싼 화장품으로 저항하지만 어느덧 목덜미에 주름이 지기 시작하는 것을 발견하고 절망하는 것이다. 결국 성장하는 모든 만물들은 절정에 이르기까지 위를 향해 뻗어가지만 최고점에 이르는 순간 하향곡선을 그을 수 밖에 없음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통해서도 발견할 수 있다.




    성장하는 것은 뭐나 순간적으로만 완성에 도달하고,


    그리고 이 사비의 거대한 무대는 연극만을 계속 하고 있고,


    그리고 그 연극은 별의 은밀한 영향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소.


    그리고 인간은 식물같이 번식하여,


    바로 같은 하늘로부터 찬양 받고 혹은 힐책받아 가면서,


    젊은 혈액을 자랑삼지만, 절정에 도달해서는 쇠퇴하고,


    그 당당한 상태도 잊혀지게 되고 마는 것 같소.(셰익스피어 소네트 15)




셰익스피어는 이러한 인생의 비극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파괴되어 가는 아름다운 얼굴을 보면서 한숨과 눈물로 한탄하는 여인들이 어디 하나 둘이겠는가. 그는 심지어 청춘에 대해 아무런 연민을 보이지 않는 세월의 잔인함을 탓하기조차 한다. 세월은 분명 만물에게 규정한 필멸성의 천명을 무시하고 영원한 신성에 도전하는 인간들의 무모성에 대해서 가차없이 철퇴를 가한다. 하늘 아래 존재하는 생명체에게 예외는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파멸을 일삼는 세월에 대해 탈출구는 없는 것인가. 셰익스피어는 절망적인 젊음의 무상함에 대한 메시지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무상에 대한 생각은 나의 눈에게


    더할 나위 없이 젊은 그대의 모습을 어른거리게 하오.


    거기에서는 파괴적인 시간과 폐멸이 공모하여


    그대의 젊음의 날을 더러운 밤으로 바꿔 놓으려고 꾀하고 있소.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에 나는 시간과 싸워서


    그대의 폐멸에 대비하여 그대에게 새순을 접목하는 거요.(셰익스피어 소네트 15)




셰익스피어가 접목하려고 하는 ꡐ새순ꡑ은 현상을 뛰어넘는 희망이나 사랑일 수도 있고 종교적 믿음일 수 있다. 이 새순이야말로 현상적인 수준에서 머물러서는 세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현상적 아름다움이 안으로 파고들어 영혼의 아름다움으로 거듭나야 한다.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미가 아니라 타인과 이웃을 포용하는 이타적인 사랑으로 확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연말에 외롭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눈을 돌려보자. 진정한 아름다움은 여인의 얼굴에만 머물러있지 않는다. 그 아름다움이 어려운 이웃이나 장애자를 도와 사랑을 실천하는 그들의 정신적이고 영적인 손을 통해 더욱 성스럽게 피어날 수 있다. 새해에는 이러한 심화된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꽃피워보자. 이런 정신적 성숙은 세월이 만들어놓은 주름살 정도에 한숨을 짓기보다 자신의 손이 이루어 가는 공동체적 사랑의 실천에 미소를 지어 보인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1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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