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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걸의 플러스에세이 18] 함께 걸어가는 길 위에서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1월 19일
< 김종걸/ 수필작가 >

세월 앞에는 그 누구도 예외가 없고, 장사도 없다더니 참 그렇다. 어느새 우리도 세월의 고개를 몇 번이나 넘었는지 모른다. 모임에서 친구의 아내가 명품 가방을 들었다며 보기 좋다고 부러워하던 그 친구가, 이번에는 다른 말을 했다.
 
“사람 사는 건 결국 건강이 최고야. 아무리 명품으로 휘감아도 세월이 지나면 다 부질없더라.” 친구의 말끝에 스민 체념 속에는, 초겨울 햇살처럼 따스하면서도 스산한 빛이 섞여 있었다.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 앞에서는 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다. 남는 것은 결국, 함께 웃고 기댈 수 있는 사람들뿐이다.

친구야. !
푸른 잎도 언젠가는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향기로운 꽃도 때가 되면 지고 만다. 겨울의 나뭇가지들은 이제 텅 비었지만, 그 안에는 봄을 기다리는 생명의 맥박이 숨어 있지.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지만, 그 무상함 속에서도 우리는 내일을 준비한다. 오늘의 시간도, 이 순간의 미소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 이 순간을 즐기자. 영웅호걸도 절세미인도 세월 앞에서는 덧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남길 미련은 무엇이겠는가.

예전에 들은 이야기가 있다. 영국의 한 신문사에서, 국토의 끝에서 런던까지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을 묻는 현상공모를 열었다고 한다. 비행기, 기차, 자동차, 도보… 온갖 답이 쏟아졌지만, 1등으로 뽑힌 답은 의외였다.

“좋은 친구와 함께 가는 것.”
좋은 친구와 함께라면 길이 아무리 멀어도, 시간은 전혀 지루하지 않다. 길의 끝이 목적지가 아니라, 그 길을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 행복의 다른 이름임을 그 답은 말해준다.

친구라는 말, 영어로는 Friend라 하지. 그 글자 속에 인생의 향기가 깃들어 있다.
F : Free, 서로의 마음이 자유로울 수 있고,
R : Remember, 기억 속에 오래 남으며
I : Idea, 함께 생각을 나눌 수 있으며,
E : Enjoy, 같이 있으면 즐겁고,
N : Need, 필요할 때 곁에 있어 주며,
D : Depend, 힘들 때 의지가 되는 존재.

그렇다, 친구란 세월의 찬바람을 함께 맞아주는 사람이다. 바람이 차가울수록 그 옆의 온기(溫氣)가 더 그리워진다. 초겨울의 햇살이 짧고 나뭇가지가 앙상할수록 우리의 마음은 더 단단해지고, 서로를 향한 그리움은 깊어진다.
 
세월이 갈수록 곁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둘 떠난다. 남은 사람들마저 세상과 거리를 두며 고요 속으로 물러선다. 그러나 외로움도, 그리움도,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있기에 생기는 법이다. 이별이 늘어가는 인생길에서, 서로의 안부라도 전할 수 있다면, 그 또한 겨울의 찬 바람 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숨결이리라.

친구야,
세월 앞에 누구도 예외는 없다. 그러니 하루하루를 웃음으로 채우자. 움직일 수 있을 때는 열정으로, 쉬어야 할 때는 감사로. 마음을 닫지 말고, 취미를 붙들고, 삶의 불씨를 꺼뜨리지 말자. 우리의 오늘이 바로 누군가의 그리움이 될 날이 오리라. 겨울의 들녘에 서면, 바람은 차지만 햇살은 아직 따스하다. 그 따뜻함이 바로 친구요 인생의 위안이다. 마지막으로 이 말을 조용히 남기고 싶다.

“친구야, 함께 걸어줘서 고맙다"

◀ 작가 김종걸 ▶
○ 격 월간지《그린에세이》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가톨릭문인협회, 경기한국수필가협회 회원.

○ 수필집
“울어도 괜찮아”(2024),
“언론이 선정한 한국을 빛낸 명수필”(2022,공저)

○ 수상
제17회 공무원문예대전(현, 공직문학상)수필부문 우수, 안전행정부 장관상 수상.(2014)
제17회,19회 경찰문화대전 산문부문 우수, 경찰청장상 수상.(2016, 2018)
제4회 경기한국수필가협회 수필 공모전 우수상 수상.(2021)
제6회 대한민국 다문화 인권문학상 공모전 동상 수상.(2025)

○ 현장경찰로 34년 근무, 경정(警正)으로 퇴직하였다.
재직 중 대통령 녹조 근정 훈장 수상, 모범공무원으로 국무총리 표창,
근무 우수로 경찰청장 표창, 서울특별시장 표창, 서울, 경기지방경찰청장 표창 등
다수 수상하였다.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26년 0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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