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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걸/ 수필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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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존재하기에 경찰병원이 있습니다.’ 이 문장 속에는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이들에게 아낌없는 돌봄을 건네려는 굳은 의지와 사람을 사람으로서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이 고요히 깃들어 있다.
작년 겨울 저녁, 퇴근길 에스컬레이터 위에서의 짧은 미끄러짐은 왼쪽 발목에 골절이라는 깊은 흔적을 남겼다. 처음 들렀던 병원에서 처치 받은 약물은 뜻밖의 부작용으로 몸을 흔들어 놓았고, 결국 새벽녘 경찰병원 응급실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다.
그 바쁜 시간 속에서도 의료진의 손길은 한 사람의 몸이 어떤 약에 상처받았는지 세밀하게 살피고 또 살폈다. 그리고 건네준 손바닥 크기의 작은 병력 카드 한 장. “어느 병원을 가시든 꼭 이 카드를 보여주세요.” 그 한마디는 안내가 아니라 약속이었고, 책임이면서도 따스한 배려였다. 그날 이후 그 카드는 병원을 찾을 때마다 늘 가장 먼저 펼쳐 보이는, 나만의 조용한 보호막이 되었다.
1년이 흐른 뒤, 금속 고정물 제거를 위해 다시 찾은 경찰병원. 핀 제거 수술을 마치고 목발에 의지해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순간, 지나던 간호사님들이 먼저 다가와 발목을 살피며 조용히 말을 건넸다. “많이 힘드시죠… 잠시 쉬었다 가셔도 괜찮습니다.” 그 말은 통증을 이해한다는 표현을 넘어, 환자의 마음 깊은 곳까지 함께 건너려는 진심 어린 연대의 표시였다.
경찰병원은 하루하루를 체계와 과학으로 다져 환자가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그 안에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간호’는 문장이나 표어가 아니라, 오히려 살아 있는 실천으로 숨 쉬고 있다. 특히 정형외과 김건중 과장님과 박현준 선생님, 고정미 간호사님을 비롯한 의료진의 세심한 관찰과 따스한 마음은 아픔에 갇힌 하루를 다시 희망으로 이끄는 힘 있는 등불이 되어주었다.
휴일에도 시간을 쪼개어 상태를 살펴주었고, 입원 기간 내내 수술과 회복의 과정을 차분히, 그리고 부족함 없게 설명해 주었다. 정형외과는 감사라는 말로는 다 담아내기 어려울 만큼 진실한 헌신을 보여주었다. 입원 병실 또한 인간의 기본권을 존중하는 간호의 이념이 온전히 실천되는 공간이었다. 이주혜, 김홍제 간호사님, 유현영, 고현옥 간호사님. 이분들은 환자의 작은 변화 하나까지도 먼저 발견하고 마음으로 보듬어 주었다. 그 세심한 배려는 감동이 되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다.
‘작은 통증 하나까지 세심히 살피고, 환자의 불안을 먼저 이해하는 마음.’ 그 마음 위에서 경찰병원은 ‘국가가 지키는 건강’이라는 역할을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이어가고 있었다. 이 글은 그 따뜻한 손길에 건네는 작은 감사의 기록이며, 경찰병원이 만들어 나가는 신뢰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는 증언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은 인생이 건네는 가장 귀한 선물일지도 모른다. 멀리 있어도 마음을 밝혀주는 빛 같은 존재들, 그 만남이 삶을 더욱 따뜻하게 만든다. 특히 공공의 책임을 지닌 기관에서 만난 이런 따뜻한 인연은 회복과 안정을 오래도록 지켜주는 힘이 된다.
경찰병원이 품은 이 배려의 마음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안전과 희망으로 이어지길, 그 마음이 또 다른 사람이 다시 빛을 찾는 길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2025. 11. 17. 경찰병원 퇴원을 마치고
◀ 김 종 걸 ▶ ○ 격 월간지 〈그린에세이〉 신인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 가톨릭문인협회, 경기한국수필가협회, 그린에세이 작가회 회원.
○ 수상 제17회 공무원문예대전(현, 공직문학상)수필부문 우수, 안전행정부 장관상.(2014) 제17회,19회 경찰문화대전 산문부문 우수, 경찰청장상 수상.(2016,2018) 제4회 경기한국수필가협회 수필공모 우수상 수상(2020). 제6회 대한민국 다문화 인권문학상 공모전 동상 수상(2025).
○ 작품집 수필집 : 〈울어도 괜찮아〉(2024) 공 저 : 〈언론이 선정한 한국의 명 수필〉(2022)
○ 현장경찰로 34년 근무, 경정(警正)으로 퇴직하였다. 재직하면서 대통령 녹조 근정 훈장 수상, 모범공무원으로 국무총리 표창, 근무우수로 경찰청장 표창, 서울특별시장 표창, 서울, 경기지방경찰청장 표창 등 다수 수상하였다.
*칼럼 및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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