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시리도록 상큼한 하늘이다. 창문 너머로 쏟아지는 빛이 아침을 환하게 열어준다. 오랜만에 찾아온 햇살이 가슴 깊이 스며든다. 아, 이렇게 따스한 햇살이 내 안으로 스며드는 순간, 지난 시간의 답답함과 무료함이 모두 잊히는 듯하다.
폭염과 폭우 등으로 움츠러들었던 시간, 긴 일상에서 숨 막히는 무료함이 눈앞의 풍경을 더욱 경이롭게 만든다. 누구도 방해하지 못하는 고독과 정적 속에서 마음은 자연스럽게 열리고 떠오른 생각들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습관처럼 창가에 앉아 묵상에 잠긴다.
내가 근무하는 이곳에서는 정문 신축 공사 등 잡다한 일 때문에 늘 불편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분이 나타나 우리 사무실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 주셨다. 그분이 솔선수범하여 정문 공사로 지저분해졌던 사무실 내부의 벽을 손수 페인트칠하였고, 아무리 청소해도 표시가 나지 않던 변색한 출입문을 떼어내 새로 칠한 뒤, 문고리까지 교체해 주었다. 또한 유리 창문에 열 차단 필름을 부착하여 여름의 강한 햇볕으로부터 보호해주었다. 아울러 실내의 형광등도 모두 LED로 바꾸어 사무실은 환하게 빛났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겨울에는 안전을 위해 계단에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소재(Non -slip)를 부착해 주었다. 늘 열악한 환경 속에서 불편해하던 우리에게 이 작은 배려는 큰 감동이 아닐 수 없다. 감동은 사람을 행동하게 만든다. 우리는 그분에게 감동한 이후 조금이라도 남을 배려하면서 살아가리라 다짐했다. 우리 인생 여정에서 언젠가 한 번쯤은 누군가에게 큰 도움을 주어 영혼에 기쁨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어서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남을 배려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선뜻 배려의 마음으로 다가온 그분의 웅숭깊음이 일몰의 잔광처럼 고운 빛으로 다가오면서 삶의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 멋진 미모를 가진 사람은 보는 이의 눈에 기쁨을 준다지만,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사람은 받는 이의 영혼에 기쁨을 준다.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를 만난다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우리에게 이 모든 감동과 배려를 안겨준 분은 K - water 화성권 지사, 구동규 차장님, 그의 동료인 이명원, 허정휼, 김나윤 님이다. 그분들의 따뜻한 마음과 헌신이 있었기에 우리 사무실은 환하게 빛난다. 그분들의 배려와 나눔을 생각하면 언제나 마음속에 환희가 스며들고, 자연스럽게 행복한 미소가 떠오른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작은 기쁨을 전하며 살아갈 힘을 얻는다.
오늘 아침, 풀잎을 흔들고 지나가는 바람 한 줄기도 없다. 훅훅 달아오른 지열이 턱에 닿는다. 하지만 찬란한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침묵의 기도를 바친다.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마음이 언제나 빛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 작가 김종걸 ▶
○ 격 월간지《그린에세이》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가톨릭문인협회, 경기한국수필가협회, 그린에세이 작가회 회원
○ 수필집
“울어도 괜찮아”(2024), “언론이 선정한 한국을 빛낸 명수필”(2022,공저)
○ 수상
제17회 공무원문예대전(현, 공직문학상)수필부문 우수, 안전행정부 장관상 수상.(2014)
제17회,19회 경찰문화대전 산문부문 우수, 경찰청장상 수상.(2016, 2018)
제4회 경기한국수필가협회 수필공모 우수상 수상.(2021).
대통령 녹조 근정 훈장 수상.(2019)
○ 현장경찰로 34년 근무, 경정(警正)으로 퇴직하였다.
재직 중 모범공무원으로 국무총리 표창, 근무우수로 경찰청장 표창,
서울특별시장 표창, 서울, 경기지방경찰청장 표창 등 다수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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