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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 에세이] 맥베스의 용맹과 죄의식

야망의 십자가를 의미 없이 지고 가려고 하는 오류에 빠지지 말자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09월 20일

셰익스피어의 사대비극 중에서 가장 피비린 내나는 비극으로 평가되는 『맥베스』의 무대는 피비린내가 나는 죽음의 연속이다.

한 번의 거짓말이 수많은 거짓말을 낳게 된다는 것이 인간사회의 통설이다. 

작은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수많은 거짓말로 변명과 핑계를 만들다.

실패로 끝나는 불행한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맥베스는 마녀들이 전장에서 돌아오는 광야에서 들려준 예언, 즉 맥베스가 왕이 될 것이라는 말 한마디가 충신을 역신으로 변하게 한다.

전쟁에서 승리하여 그의 용맹이 온 세상에 알려지고, 그의 강력한 지도력에 대해서 칭송이 자자할 때, 당사자의 가슴속에는 무슨 생각이 꿈틀거릴까.

아마도 왕관이 자신의 머리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만하다.

게다가 왕비 병에 걸린 부인이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면 천하의 비겁한 자라고 핀잔한다면 더더욱 흔들릴지 모른다. 

맥베스는 격려차 그의 성에 방문한 덩컨왕을 맥베스 부인의 방조와 공모 아래 살해하고 만다.

하지만 살해 직후 자신이 되돌릴 수 없는 실수를 하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나는 이제부터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  맥베스는 잠을 죽였다”고 하는 소리를 들은 것 같소.--그 죄 없는 잠, 근심에 엉클어진 실타래를 풀어서 곱게 짜 주는 잠, 잠은 그날 그날의 생명의 죽음, 노를 씻어주는 약, 마음의 상처를 낫게 하는 향유, 대자연이 베풀어주는 제일 좋은 요리, 인생의 향연에 제일 중요한 자양물이 되는 것을.”이라고 토로한다.

그는 용맹이 자신을 깊은 죄의 수렁에 빠지게 했으며, 죄 없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평화의 잠을 앗아가 버렸다는 것을 깨닫는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그가 왕이 되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덩컨왕이 사라졌는데, 만세를 부르고 좋아해야 할 맥베스의 마음이 완전히 흔들리고 병이 들어서 모든 생물에게 필수적인 잠을 잃어 버렸다고 고백하는 것은 그에게 닥칠 암울한 앞날을 말해준다.

죄의식에 시달려 잠을 잃어버린 왕이 된 맥베스는 덩컨왕 시해의 죄과를 밝혀낼 수 있는 모든 자들을 자객을 동원하여 죽이기 시작한다.

맬컴과 도날베인은 해외로 망명하고, 맥베스의 친구인 뱅코우는 광야의 예언을 알고 있는 자이기에 제일 먼저 제거된다.

그러나 살인을 저지를수록 가슴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출현하는 유령은 막을 수 없다.

그가 죽인 자가 늘어날수록 그를 괴롭히는 유령의 숫자가 늘어날 뿐이다.

유령이 나타나는 잠은 오히려 자지 않느니만 못하다.

잠을 이루지 못한 맥베스에게 귀족들과 회의를 주재하는 장소나 파티를 여는 연회 장소에도 유령은 줄기차게 따라붙는다.

하지만 그가 두려움에 떠는 유령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

사람을 괴롭히는 유령은 마음의 병이 든 자에게 출몰하여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그는 사력을 다해 자신의 살인의 비밀을 지키려고 하지만 그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은 그 것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이 세상의 순리이다.

그는 “피는 피를 요구한다고 한다. 옛날에는 돌도 움직이고, 나무도 말한 일이 있다고 한다. 점장이들은 이법을 가지고, 까치나 부리 붉은 까마귀 같은 것을 사용하여 살인자의 비밀을 탄로시킨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내면의 생각을 반영하는 환영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가장 가까운 측근인 맥더프 마저 살해하려 하지만, 그 낌새를 눈치 챈 그는 영국으로 망명해 버린다.

그를 놓친 자객은 애꿎은 그의 아들만 죽이고 만다.

권력은 그 괴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비인간적인 원리에 의해서 움직이고 이를 방해하는 자에게는 오직 죽음만이 선물이다. 

맥베스는 모든 환경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여자의 몸에서 난자에게 죽지 않는다거나 숲이 움직이지 않으면 패배하지 않는다는 마녀들의 예언만을 믿고 끝까지 버티는 영웅성을 보여주지만 그 것 마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씻을 수 없는 죄의 멍에를 지고 사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인간성을 상실하고 구원의 가능성이 없는 삶을 영위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내일이 오고, 또 내일이 오고, 또 내일이 와서, 하루하루는 기록된 최후의 순간까지 일보일보 기어들고, 우리의 어제라는 날은 모두 어리석은 자들의 티끌로 돌아가는 죽음의 길을 비춰준다. 꺼져라, 단명한 촛불아! 인생이란 걸어가는 그림자에 불과하다. 자기가 맡은 시간만은 장한 듯이 떠들지만, 그것이 지나면 잊혀지는 가련한 배우에 불과하다. 그것은 바보의 지껄이는 소리, 소리 높이 시끄럽게 떠들지만,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다.”

인생이 아무 의미 없는 그림자에 불과하다면, 그 허무한 야망을 채우기 위해 엄청난 살인을 저지른 맥베스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의 총체적 존재에 살인에 대한 죄의식만이 온통 덧칠해진 채 무의미한 심연에 빠진 채 죽음만을 기다리는 한심한 운명에 놓이게 된 것이다.

얼마나 가련한 존재인가.

우리는 엄청난 의미로 우리를 압박하는 야망의 십자가를 의미 없이 지고 가려고 하는 오류에 빠지지 말자.

그 무게에 의해서 질식해 가는 인간성이라는 생명의 산소를 되살리기 위해서 경계의 눈을 늦추어서는 안될 것이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0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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