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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세이 1

학생 눈에 비친 스승상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04월 11일


동남고등학교 교장 조대행


오로지 학생들을 위해 30여년을 교직에 몸담아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동남고등학교 조대행 교장의 교육에세이 연재를 통해 포천교육의 현주소와 비젼을 읽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주)

저는 교직생활 28년간을 오직 ‘동남고등학교’라는 한 학교에서만 근무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여러지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은 하지 못하였습니다.

또한 당시의 상황이 지금과는 여러모로 상이한 부분이 많아 지금 들으면 다소 생소한 부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과 함께한 그간의 경험들은 제게는 소중한 추억이요, 보람이었습니다.

제가 걸어온 길이 타인에게 모범이 될 만큼 훌륭하다고 생각지도 않으며, 제가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부모님이나 후배 교사들에게 저의 체험이나 조언들이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포천신문에 연재를 통해 여러분과 만나고자 합니다. 여러모로 미흡(未洽)하더라도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간은 세계의 중심이고 마음은 인간의 중심이며 마음을 가꾸는 사람은 선생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은 선생님들께서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학생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십 오륙 년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3학년의 한 여학생이 가출을 하였다가 4일 만에 귀가하여 학교에 나왔습니다.

이를 본 선생님 한 분이 그 학생에게 “너 돈 많이 벌어 왔니?”라고 말을 건넸습니다.

별 뜻 없이 한 말이었겠으나, 학생을 통해 이를 들은 학부모는 매우 크게 화를 내며 극심한 항의를 하였고, 결국 큰 소동으로 확대되었습니다.

부모님은 선생님의 말을, 그 학생이 가출한 동안 유흥업소에 취직하였거나 불량한 방법으로 생활을 하지 않았느냐는 뜻으로 이해하였던 것입니다.

제가 평교사 시절의 일입니다.

수업시간에 한 여학생이 과제를 해 오지 않아 꾸중을 하던 중에, 한 학생에게 “넌 인상도 좋고 쾌활하여 아주 성실한 모범생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조금 실망스럽네!”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저는 미처 학생들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아주 피상적으로만 그 학생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는 학교생활이 불성실하고 선생님들에게도 몹시 반항적인 학생이었습니다.

그 후 , 그 학생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진학을 못하고 공장의 생산직 사원으로 취업하였습니다.

그런데 직장에 근무하면서도 제게 가끔씩 전화하고 편지를 보내왔으며, 집에까지 놀러 오곤 했습니다.

저는 그 여학생이 그처럼 저를 따르게 된 이유를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수업시간에 꾸중하면서 제가 ‘성실한 모범학생으로 보았다’는 말은, 그 학생이 중·고등학교 6년간 학교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들은 가장 감동적인 말이었다는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그 학생은 자기를 인정해 준 선생님을 실망시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였다고 합니다.

자라나는 학생에게는 선생님의 말씀 한 마디가 그의 인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한 것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아무 생각 없이 잘못 던진 말 한마디가 학생에게는 엄청난 독(毒)이 되어 평생 동안 그 선생님을 원망할 수도 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도 교사들이 말 한마디를 실수했다가 학부모로부터 ‘언어폭력’이라는 강한 항의나 비난을 받고, 사과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의 학생들이 버릇없고 이기적이며,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까지 하는 험한 세태라 할지라도 제자를 사랑하는 선생님의 한결같은 마음은 교육의 기본 전제이며, 교사로서의 본분이라 할 것입니다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따뜻한 사랑과 격려를 갈구하고 있습니다.

훗날 학생들이 기억하고 존경하는 선생님은 공부를 잘 가르치는 선생님도 아니요, 지식이 풍부한 실력있는 선생님도 아닙니다.

오직 자신을 이해해주고 따뜻한 사랑으로 대해주는 인간미 넘치는 선생님입니다.

이는 자신의 인생에 도움을 준 스승을 찾는,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심심치 않게 보아 온 내용입니다.

사람이 열 번 된다고 하였습니다.

아무리 문제성이 많은 학생일지라도 항상 긍정적으로 보시고 가능성을 인정해주는 교사야말로 진정한 ‘교육애’를 갖춘 교사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학생의 덜 자라고 미숙한 마음을 잘 다듬고 가꾸어 주어 이 시대의 참스승이 되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6년 0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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